오리온, 잘나가던 실적 멈추고 신사업 성과도 미미

증권업계 "중국 쏠림 심해…시장다변화에 주력해야"
막대한 자금 투입한 제주용암수 존재감 미미…적자행진
2021-08-18 13:04:09
오리온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시장 쏠림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오리온 중국법인 상해공장 전경.

잘나가던 오리온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실적 비중이 큰 중국시장이 꾸준히 뒷걸음질을 치면서 실적불안감이 커진데다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했던 생수사업 역시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마트맨’에서 완전히 ‘오리온맨’으로 거듭나면서 승승장구해온 허인철 회장에게 큰 숙제가 던져졌다는 분석이다.

오리온 주가는 18일 전일대비 1500원(1.29%) 오른 11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 주가는 올해 고점 14만3500원 대비 19% 가량 떨어진 수준으로 지난 5월 이후 12만원대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1일 실적발표를 전후로 약세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실적에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오리온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1%, 매출은 5017억원으로 같은기간 2.6% 감소했다. 순이익도 395억원으로 39.9% 급감해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졌다. 최근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2분기 부진의 충격은 크다. 너무 잘나갔던 이전에 비해 기저효과가 크다고 해도 성장성에 한계가 왔다는 시장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탓이다.

곡물가격 등 원재료 값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 등에서 신제품 효과로 선방했다는 것이 오리온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 법인 매출은 3938억원, 영업이익은 661억원으로 각각 5.0%, 11.9% 증가했다. 

문제는 매출 비중이 5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큰 중국에서 실적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리온 중국법인 영업이익은 2월 전년동기 대비 –26.1%, 3월 –81%, 4월 –70.7%, 5월 –70.7, 6월 –67.9% 축소되고 있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69.2% 급감했다. 화교 출신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오랜 시장에 공을 들여온 중국시장의 역성장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은 오리온에 대해 “3분기에도 중국 법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중국 법인은 전년 기저 부담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신제품 효과와 비용 절감 노력으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회복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비용 절감 효과로만 실적을 끌어 올리기 힘들어 결국 소비자들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생수전담 회사인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는 오리온의 중국 쏠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시장 다변화화 전략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시장 성장세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지나친 의존도가 이제는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베트남 등 신시장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도 해법중 하나로 꼽힌다. 오리온이 지난 2016년 제주용암수를 21억원에 인수한 뒤 1200억원 가량을 투입한 생수사업은 현재 적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생수 브랜드 '닥터유 제주용암수'의 현재 생수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칠 정도로 인지도는 미약하다. 오히려 제주용암수가 먹는 샘물(생수)이 아닌 혼합음료임에도 불구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로 광고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담 회장의 아들인 담서원씨가 지난달 1일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가운데 잡음이 일기도 했다. 담 부장이 입사 뒤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업무보고 형식인 오리엔테이션 받아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는 것이다. 그의 오리온 지분율은 1.2%대에 그친다. 하지만 회사측은 "실무를 보고 있으며, 업무보고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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