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테러?리뷰거지'에 등골 휘는 배달 자영업자들

리뷰?별점 영향력 앞세워 무리한 서비스 요구 소비자 급증
부작용 속출에도 배달앱들은 아랑곳없이 '리뷰이벤트' 지속
"배달앱 점유율 전쟁에 자영업자만 죽어나"…제도개선 시급
2021-08-12 09:22:15
배달앱 리뷰?별점을 빌미로 서비스제공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음식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배달음식점주들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비스 제공을 요청하는 주문요청서.
배달앱 리뷰?별점을 빌미로 서비스 제공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음식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배달음식점주들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주문요청서.

"카드세와 배달세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인데 이젠 리뷰세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할 판이다" 어느 음식점 사장님의 하소연이다.

좋은 리뷰와 별점을 받기 위해 리뷰이벤트를 제공하는 배달앱 업체들이 늘어나고 이를 악용하는 소비자(일명:리뷰거지)가 급증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리뷰이벤트란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좋은 리뷰 남기기를 약속하면 일정량의 서비스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고객 리뷰 하나하나가 음식점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장사잘되라고 동참한 배달앱 업체의 리뷰이벤트가 오히려 자영업자들의 등골을 휘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뷰?별점을 빌미로 서비스 제공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리뷰이벤트를 제공하는 음식점들이 늘어나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리뷰?별점을 빌미로 서비스 제공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리뷰이벤트를 제공하는 음식점들이 늘어나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2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리뷰이벤트를 제공하는 업체는 갈수록 증가세다. 업체간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리뷰이벤트가 고객 유치전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 부작용을 고스란히 입점 자영업자들이 떠않고 있다는 데 있다.

일명 리뷰거지로 불리는 소비자들에 대한 지적은 수차례 제기됐다. 지난 7월에는 '리뷰를 잘 주겠다'면서 배달앱 요청사항에 "너무 배고파요 연어 초밥 4P만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약속해요. 별 다섯 리뷰"라고 요청한 사연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앞서 5월에는 "사정이 있어 급여를 받은 뒤 배달비를 포함해 계좌이체를 시키겠다"면서 "배달해주면 리뷰에 참여하겠다"고 '배달 요청서'에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이른바 새우튀김 환불사건으로 음식점주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지난 1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공군부대에서 치킨 125만원어치를 시켜먹고 컴플레인을 걸었고 결국 치킨값을 환불받으며 세인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사건후에도 공군부대에서는 치킨을 시켜 먹고 "배달료 1000원 때문에 잠재고객을 잃고 싶으냐"며 별점테러를 자행했다.

'고래' 배달앱 업체간 리뷰이벤트 전쟁에 '새우' 자영업자들의 등만 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관련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방통위는 지난 5일 온라인플랫폼 이용 사업자의 피해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리뷰?별점제도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정보통신망법'개정 등의 내용이 담긴 5가지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일 뿐이며 개정하겠다는 법안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았다. 다만 국회에서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과도한 리뷰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고 온라인상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뿐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12일 "소비자가 서비스 음식제공을 요청하면 업주 입장에서는 별점?리뷰 테러 걱정에 서비스음식을 제공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호의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권리인줄 알고 이를 당당히 요구해 외식업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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