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불법 재하청 묵인…명백한 인재(人災)

권순호 대표 "몰랐다" 거짓말 논란 불붙어
정몽규 HDC그룹 회장 용인술 실패 후폭풍
2021-08-09 14:58:47
9명 사망 등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건물 붕괴사고과 관련해 원도급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거짓말 논란이 불붙고 있다. 사진은 철거건물 붕괴참사 유가족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광주경찰청 민원실에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14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건물 붕괴 참사가 명백한 인재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불법재하청과 부실 해체공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으로 불붙고 있다. 더욱이 건설현장 소장 등을 거친 건축 전문가인 권순호 대표가 현대산업개발을 지휘하고 있는데도 이런 참사가 빚어지고, 위기관리마져 실패하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용인술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후폭풍도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토교통부 광주 해체공사 붕괴사고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9일 사망자 9명 등 모두 17명의 사장자가 발생한 광주 건물 해체공사 붕괴사고에 인재(人災)라고 결론을 내렸다. 조사결과 해당 공사는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진행되고 안전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위는 "당시 건물 해체 공사는 상부에서 하부로 하게 돼 있는 철거 순서를 지키지 않았고, 성토도 과도하게 높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불법 재하도급 사실도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이 한솔기업에게 공사를 주고 한솔기업은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청을 줬다. 

거짓말 논란도 불거졌다. 그동안 권 대표는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재하도급에 대해선 몰랐다고 의혹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영욱 조사위원장은 "현대산업개발이 해체공사 공법에 대해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었으나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불법 재하도급은 '위험의 외주화' 등 노동자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내년부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다.

이에따라 현대산업개발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직접 수사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사 결과에 따라 권 대표까지 수사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정부는 엄벌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고 하루뒤인 지난 6월 10일 사고현장을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는 국토부 조사와 경찰수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에 따라 후속조치와 근원적 재발방지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날 “사전 허가 과정이 적법했는지, 건물해체 공사 주변의 안전조치는 제대로 취해졌는지, 작업 중에 안전관리 규정·절차가 준수됐는지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HDC그룹의 한 관계자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재하청 관련 내용은 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원청인 HDC산업개발이 재하청을 몰랐다면 공사를 맡기고도 제대로 확인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며 "수사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책임자에 대해 강력처벌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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