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에 '삼성자동차' 부활할까

그룹내 반도체?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분야 경쟁력 확보
전장, 차 반도체 강화하면 직접 생산 가능성 더욱 높아져
현대기아차 독점 우려속 삼성?LG차 나오면 소비자 선택권 유리
2021-08-05 12:35:57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사업 강화를 예고하면서 '삼성차 부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車전장 사업 강화를 예고하면서 '삼성차 부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그룹내에 반도체, 배터리 등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핵심 능력을 고루 갖추면서 언제든 강력한 전기차 메이커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가장 큰 회사다. 여기에 부품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차제 조립을 제외하고 기존 제조사의 강점인 판로, 유통 역시 시장 진출의 큰 장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테슬라에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의 내수독점이 전기차에서도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실제 삼성차가 부활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3년 이내에 AI, 5G, 전장 등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당시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현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아 실행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올해 1월 발표한 대로 3년 이내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실탄도 120조원대에 달해 자금력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실제 성과까지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선 특히 전장사업 강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디지털화되는 것은 물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전장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장이란 모터, 중앙제어장치, 속도 센서, 오디오, 카메라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비를 뜻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2390억달러에서 3033억달러로 빠르게 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자동차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2016년엔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세계 전장 8위까지 뛰어올랐지만 이후 특별한 사업적 성과는 들리지 않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LG는 차 헤드램프 전문제조업체 ZKW 인수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장사업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에서 삼성에게 완벽한 실패를 맛본 만큼 전장에서는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삼성이 전장사업에 가속페달을 밟지 않을 경우 전장 시장의 무게추가 LG로 기울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삼성의 전장 강화가 주목되는 보다 더 큰 이유는 그 최종 목표가 전장 시장 장악 이전에 완성차 자체 생산에 맞춰져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막대한 자금만 투입하고 수년만에 철수하는 고배를 마셨다. 차산업에 대한 노하우 부재속에 치열한 시장 경쟁과 외환위기가 겹친 탓이다.

하지만 엔진이 없고 디지털화되면서 자동차와 IT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미래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삼성은 그룹내에서 배터리(삼성SDI), IT반도체(삼성전자), 전장(하만) 등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막강한 자금력으로 전장과 자동차 반도체 역량을 끌어올리고 차제 생산과 조립 문제를 푼다면 자체 생산이 어렵지 않은 문제가 된다. 실패하긴 했지만 이미 자동차산업을 경험했다는 역시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미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만약 '삼성차'가 부활하게 될 경우 전국 삼성전자 대리점에서 전기차를 팔고 충전을 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가 20여년 만에 삼성 이름표를 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과 삼성은 지난 2000년 8월 삼성그룹 상표 사용계약을 했으며, 지난해 8월 종료됐다. 내년까지 2년간 유예기간이지만 아직 연장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적자에 르노삼성이 삼성에 브랜드 로열티를 주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전장과 배터리(LG에너지솔류션)의 경쟁력을 확보한 LG전자 역시 종국엔 전기차 직접 생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다만 삼성처럼 반도체가 없어 외부에 의존하거나 이를 보강해야한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전기차 진출 파급효과에서 볼 수 있듯 앞으로 미래차가 확산할수록 시장 경쟁의 무게중심은 IT기업들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비단 차 뿐만 아니라 IT?플랫폼 회사가 중심에 서고 제조업은 하청화되는 ‘관계의 변화’가 나타나는 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미래차 시장이 더욱 확산하고 실제 삼성차, LG차가 등장하게 될 경우 현대기아차 중심의 내수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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