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ESG 평가' 깎아먹는 이재현 회장 부자

ESG위원회 설치하고 적극 홍보했지만 '책임과 권한의 불일치' 지속
이재현?선호 부자 범죄 이력에 '유전무죄' 비판 닮은꼴…도덕성 타격
2021-07-06 15:40:34
CJ그룹 사옥. 사진 연합뉴스
CJ그룹이 ESG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책임과 권한의 불일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사진은 CJ그룹 사옥. 연합뉴스 제공

5년전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부진 악조건에서도 그룹 사업 구조와 체질을 수익성 위주로 성공적으로 재편했다는 평가와 함께 실질적인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도 등기이사직은 되찾아 가지 않으면서 책임은 외면하고 황제급 권한만 누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이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를 잔뜩 홍보해둔 상황에서 정작 총수는 'G'에 부정적인 이슈로 점수를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마약 사건으로 전과를 달게 된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유전무죄' 논란에도 불과 1년여만에 업무에 복귀한 것도 CJ가 추구하는 'G'에 대한 진정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총수일가를 배제한 법인과 직원만의 ESG는 허울좋은 구호와 가깝다.

6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3월말 기준 지분 42.07%를 보유한 CJ그룹 지주사 CJ의 최대주주다. 뒤를 이어 이 회장의 자녀들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각각 지분율 23.95%과 22.98%로 주요주주로 올라있다. 이들은 부친에게 물려받은 신형우선주로 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 회장은 이처럼 막강한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지만 등기이사는 아니다. 이 회장은 비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 지난 2017년 경영에 복귀했지만 등기이사직에는 복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것도 아니다. 이 회장이 그룹 경영을 좌우하면서도 법적인 책임에는 벗어나 있는 셈이다. '책임과 권한의 불일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좌)과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이 회장은 보수도 전문경영인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받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은 지주사 CJ에서 보수 약 67억원을 받았다. 등기임원인 김홍기 대표의 보수인 20억원 대비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미경 부회장 등 다른 오너일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미등기임원 총수 일가가 CJ그룹에서 받은 작년 보수는 총 153억55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재벌그룹 총수들이 이사회 멤버도 아니면서 대표이사보다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면 그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대비 적은 책임과 기업내 황제급 권한과 보수, 이는 책임경영과 거리가 멀다. 이 회장이 경영 복귀후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 슈완스컴퍼니 인수, 해외 공략 강화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공(功)을 올렸다지만 과(功過) 역시 뚜렷한 셈이다.

CJ그룹은 올해 ESG경영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CJ, CJ제일제당 등은 최근 ESG위원회 신설, 대표이사협의체 운영 등 ESG경영 강화를 가속화한다고 크게 외쳤다. 'CJ만의 ESG 경영체계 확립과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미래 지속가능 역량을 확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경영 핵심축인 오너일가는 역주행중이다. ESG중 G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오너의 독단경영,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 사유화와 사익편취, 편법 경영승계, 도덕성 등이 평가에 부정적인 이슈다. 이 회장의 미등기이사 경영과 이 부장의 케이스는 감점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일반 사원이라면 이 부장 같은 대우를 받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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