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나무 빽빽이 심어도 보상금 증가하지 않아

토지 소유주 현금, 채권, 대토보상 중 선택 가능
1000㎡이상 토지 쪼개기 대토보상 관련성 없어
신진호 기자 2021-05-09 15:24:20

 

사진은 신도시로 예정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토지에 묘목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예정지인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토지에 나무가 빽빽이 심어져 있다. 보통 나무를 조밀하게 심으면 보상금이 올라간다고 생각하지만 토지보상법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식재를 기준으로 감정평가액으로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사태로 신도시 개발 지역 내 보상금 지급 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하지만 토지는 감정평가사 3명이 감정한 금액을 산술 평가해 지급하기 때문에 이견이 별로 없지만 토지 쪼개기와 지장물의 가치 산정 등에 대해 정보 부족으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우선 수목을 조밀하게 심어 보상금이 증가하는지 여부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한 직원은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예정지인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에 2017년부터 땅을 사들이며 나무를 심었다. 그가 선택한 나무는 남들이 잘 심지 않는 용버들. 그는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 빨리 자라는 용버들을 심으면서 한 평(3.3㎡)당 한 그루를 심는 것이 적당한데도 수십 그루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수용 때 나무 보상은 주로 그루당 이식 비용에 전체 그루 수를 곱해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목을 조밀하게 심는다 해도 보상액이 증가하지 않는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40조 2항은 '수목의 손실에 대한 보상액은 정상식(경제적으로 식재목적에 부합되고 정상적인 생육이 가능한 소목의 식재 상태)을 기준으로 한 평가액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토지보상금을 노리고 비정상적으로 조밀하게 심었다고 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식재를 기준으로 감정평가액으로 보상한다.

희귀수목을 심으면 보상금이 증가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지장물 등은 취득가액 한도로 이전비 보상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토지보상법 제75조 1항에는 '건축물 등의 이전비가 그 물건의 가격(취득 가치)을 넘을 경우 해당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00㎡ 이상 쪼개기를 하면 대토보상을 받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일부 언론 등은 LH 직원 4명이 지난해 6월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토지 3996㎡를 산 뒤 2명은 토지의 33.3%씩, 나머지는 16.7%씩 토지 분할했는데, 이는 대토보상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는 현금, 채권, 대토보상 중 지급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대토보상과 필지 쪼개기 사이의 관련성이 없는 것이다. LH 대토보상 시행지침 제7조와 12조에는 대토보상 기준을 주거지역은 60㎡, 상업공업지역 150㎡이상, 녹지지역 200㎡, 그 밖의 지역 60㎡이상 토지를 (LH에) 양도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LH 내부 규정으로 투기자에 대해 실질적으로 대토보상을 제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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