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리동결 기조 바뀌나

인플레이션 경고음…재닛 옐런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서 이주열 총재 발언 주목
2021-05-07 07:50:44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물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눈덩이 가계부채에 물가까지 뛰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그동안 금리 동결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주목된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107.39)는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2%대 오름폭도 2018년 11월(2.0%)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식품에 이어 국제 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물가까지 동시에 뛰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30달러대였던 유가는 현재 2배인 60달러대에 이르고 있다. 또한 목재와 구리, 펄프, 고무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목재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75%, 구리 선물 가격은 70% 가량 뛰었다.

하지만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 급등의 상당부분이 코로나19 충격으로 급락한 지난해 대비 '기저 효과'로 보고 있다. 또한 아직 부족한 수요 등을 근거로 일시적인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가 풀리는 ‘보복소비(펜트업)’가 본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으로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록 이런 우려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재닛 옐런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도 이같은 우려에서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애초 2023년 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은은 코로나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고 이후 금리를 지속 동결해왔다. 그 결과 2월 현재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274조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유동성 회수를 위한 금리인상이 머지 않았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값으로 이의 상승은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실제 금리인상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규모 경기부양과 빠른 백신 접종에 힘입어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4%로, 전 분기(4.3%)보다 2.1% 포인트나 상승한 미국과 여전히 회복 속도가 더딘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 한국이 이제 막 침체 국면을 벗어나려는 상황에서 자칫 금리 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금리인상 시기가 올해는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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