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공인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2021-04-12 15:59:06
한국소공인학회 박군종 회장
한국소공인학회 박군종 회장

호미의 기적을 기억하는가? 아마존 매출 10위 이내를 달성한 55년 호미의 장인 석노기 대표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쾌거이다. 

소공인이란 “작은 규모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개인 또는 기업이며 기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 기준으로 10인 미만의 업체를 말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특히 높은 노동 집약, 고도의 숙련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제조업의 모세혈관이며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의 첨병 역할 및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소상공인이라는 영역 안에 소공인을 위한 지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뿌리 산업의 육성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전문소공인을 위한 지원정책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소공인은 국내제조업의 83.9%, 국내제조업 종사자의 28.9%를 차지하고 있으며 타 업종과 비교하면 생존율 및 고용유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소공인 특별법 시행, 2017년 제1차 소공인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공동기반시설, 복합지원센터 등 소공인 집적지 지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2019년 한국산업기술원에서는 소공인 제품 판매촉진 지원사업으로 인증획득을 위한 해외인증제도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소공인이 만든 제품의 홍보 및 인증획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생산설비 부문 자동화 및 생산관리 정보화를 통한 제품공정개선 사업인 스마트공방 기술보급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양한 사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소공인들의 기술향상, 제품 품질, 제품 판로, 제조 환경 등은 개인의 숙련기술 및 경험에 의존하는 노동집약적 사업이 대부분이고 사업자들의 평균연령 상승으로 인해 고령화 추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소공인들의 사업 대부분이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이 존재해 해당 업체에 취직해서 기술 전수하려는 젊은이들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소공인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면서도 소공인들은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공인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5세대 통신,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CNC머신, 네트워크 등이 제공하는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공인 특유의 숙련기술에 의존하면서 독자생존하고 있다. 

이제 소공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다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소공인들을 위한 고언이다.

첫째,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사물인터넷과 AI 신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판을 하나 자르더라도 컴퓨터와 프로그램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원격제어기술도 접목한다면 무인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는 노동 집약에서 자동화, 무인화로 변신해야 살 수 있다.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유인하고 육성해야 한다. 

둘째, 네트워크의 활용이 필요하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알아채고 더 나아가 시장의 요구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문제점을 서로 찾아보고 새로운 기술을 기존의 기술에 접목하면서 전문기술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SNS를 통한 정보 공유를 만들어내고 이를 팔로우하는 수많은 SNS 접속자들을 만들어내면 기술홍보 및 제품홍보도 이루어지고 매출도 확대된다. 농사에 사용하는 호미를 전 세계에 알리고 아마존에서 판매순위 10위안에 드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출을 극대화한 석노기 대표의 사례는 모든 소공인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사례다.

셋째, 주변의 전문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신만이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는 마음을 버리고 서로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정부지원과 인프라(정부지원 전문가 및 소공인지원센터 등)를 활용해서 자신의 노하우(know-how)를 공유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술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장인으로 선정되는 길을 가야 한다. 

다음은 정부관계자들을 위한 고언을 몇가지 하고자 한다. 

첫째, 소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단체의 실적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실적에 맞게 차등 지원을 해야 한다. 서류 중심의 평가나 형식적인 실적을 과감하게 타파하고 현장 중심 평가를 도입해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내고 소공인과 주변 지원센터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둘째, 소공인들이 마음껏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기술 경쟁을 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가상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서브 가상공간을 만들어 소그룹 안에서 와글와글 떠들고 토론하고 경쟁하는 SNS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SNS 공간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누군가가 이 공간을 제공하고 그 공간 안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SNS 공간에 들어오면 이득을 충분히 얻어갈 수 있도록 SNS 공간을 운영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전국의 소공인들이 네트워크로 엮이게 되고 정보를 공유하게 되며 정보를 공유하는 순간부터 새로움이 창출될 것이다.

셋째, 어떤 조직이든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중앙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각종 소공인 지원단체에서 산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지원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구심점이 존재하지 않으면 모든 지원이 모래알처럼 흩어지게 된다. 간섭이 아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부서가 존재해야 한다.

누군가는 주변 지원센터를 평가해야 하고 누군가는 소공인들이 참여하는 SNS를 관리해야 한다. SNS에서 나오는 이견을 조율함으로써 명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2, 제3의 호미의 기적을 또다시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한국소공인학회 회장 박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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