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사외이사 선임 반대 잇따라…예금보험공사 올해도 편들까

예보 지난해 'DLF 불완전판매 중징계' 손태승 회장 연임에 찬성해 국감서 질타
2021-03-24 13:53:17
라임펀드 피해자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하면서 안건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의사결정 향방이 주목된다. 예보는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중징계에도 소송으로 연임에 도전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정치권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우리금융은 DLF에 이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라임사태로 비판받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3일 "DLF 불완전판매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사유로 사외이사(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정찬형) 선임안 등에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경영성과 미연계"를 이유로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지분 9.88%를 보유중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14번의 이사회를 개최해 안건을 처리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대 의견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 등 우리금융 수뇌부 경영 판단이 모두 옳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사외이사의 역할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가 핵심으로 통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국민연금은 지난해 손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기도 했다. ‘주주가치 훼손’이 이유였다. 하지만 지분 17.25%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는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손 회장은 DLF 뿐난 아니라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도 '직무 정지 상당'의 제재를 사전 통보받은 상태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은 3577억원으로 라임펀드를 판매한 은행중 가장 많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이들의 연임에 대해 반대했다. ISS는 우리금융 보고서를 통해 "손태승 CEO이자 사내이사가 DLF·라임 사태 손실에 대한 위험 관리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5명의 이사 후보들은 손 회장이 이사회에 남아있도록 했고, 2020년 그의 연임을 지지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와 2대주주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최대주주 예보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손 회장 연임에 찬성한 예보에 대한 국회의원들이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손 회장에 대한 주주대표소송과 손해배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특별히 진행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DLF 관련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예보의 입장이지만 주주권 행사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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