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혈세 투입 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봉 인상

지난해 연봉 전년대비 40% 급증…직원들은 비행 수당 등 사라지면서 뒷걸음질
2021-03-19 13:29:37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의 경영여건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연봉도 전년대비 40% 가량 올랐다. 부친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한 상속세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경영위기인데다 인수에 800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그의 보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마디로 '염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17억3200만원을, 한진칼에서 13억6600만원을 각각 받아 급여로만 총 30억9800만원을 수령했다. 2019년(총급여 18억9300만원) 대비 대한항공에서 3억5400만원, 한진칼에서 8억5100만원을 더 받았다. 다만 이번엔 상여금은 없었다.

대한항공은 경영위기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난해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의 월 급여 50%를 반납하는 등 임원 급여 반납을 시행했다. 조 회장도 지난해 급여 50%를 반납했지만 총액이 오르면서 1년전 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기게 된 셈이다. 2019년 4월 회장에 오른 이후 월급 수령 개월 수 차이가 금액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기간 대한항공의 직원 총급여는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승객과 일감이 사라지고 순환 휴직 등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비행 수당 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4%나 급감했다. 회장님 월급은 급여반납에도 오히려 늘었는데 직원들의 급여는 줄어든 모양새가 됐다. 

이사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보수를 산정하고 이사회 승인 등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보수를 지급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해명이다.

하지만 조 회장의 연봉 인상에 대한 여론은 차가운 모습이다. 현재 관련기사 댓글에는 조 회장의 연봉에 대한 비판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이 세금을 들여 대한항공의 생존을 돕고 있는데 이같은 조 회장의 연봉 인상은 이해할 수 없단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유상증자 등 일정이 마무리되면 조 회장은 항공기 240여대를 보유한 국내 최대 ‘항공그룹사’의 수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번 빅딜에는 혈세 8000억원이 투입된다. 코로나19로 무너진 항공업 재건을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것이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의 연봉 인상 소식이 들리면서 부정여론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사재출현 같은 책임분담 약속도 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성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대한한공은 명백한 조 회장 일가의 사기업"이라며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유상증자를 통한 일반 주주들의 고통분담도 병행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조원태 회장에 대한 경영감시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를 출범했다.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을 퇴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산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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