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순매도' 연기금, 전자?화학 팔고 정유?통신 샀다

S-Oil?롯데케미칼?KT?SK바이오팜 등 500억 이상 순매수
연속 순매도 행진 앞으로도 이어질 듯…24조 가량 더 팔아야
2021-03-01 08:14:34

코스피 조정국면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역대 최장인 42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연기금이 지난달 정유, 통신을 사고 전자, 화학 등 그동안 주가가 많이 뛴 종목은 판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축인 연기금 등이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Oil이다. 순매수 금액은 1253억원이다. S-Oil은 2월에 연기금 등이 유일하게 1000억원 이상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 S-Oil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큰 회사다. 이런 호재를 반영해 2월 들어 주가도 24.63% 상승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Oil은 정유 업체 중 베타(주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가장 큰 종목으로 업황 회복 시 주가 상승 여력이 가장 크며 화학과 윤활유 부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케미칼(828억원), KT(647억원), LG디스플레이(539억원), SK바이오팜(502억원) 등이 연기금 순매수 규모가 500억원을 웃돌았다. 이밖에 OCI(459억원), 삼성생명(439억원), 포스코(312억원), HMM(303억원), 아모레퍼시픽(299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자리했다.

연기금은 2월 한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1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 순매도 금액 5조3503억원의 80.7% 규모다. 순매도 금액이 큰 종목은 삼성전자(1조4810억원), LG화학(4451억원), 네이버(4447억원), 기아차(2509억원), SK하이닉스(2481억원) 등이다.

연기금은 작년 12월 28일 이후 지금까지 코스피에서 두 달간 순매도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쓰고 있다. 연기금은 자산배분 재조정 차원에서 지난해 6월부터 코스피 주식을 팔아왔다.

이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올 연말 자산배분 목표치인 16.8%에 맞추려면 23조7000억원 가량을 추가 매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176조6960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 중 비중이 21.2%에 달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올 연말 목표치보다 4.4%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16.8%로 낮추려면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연말까지 총 36조729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야 하는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들어 2월까지 코스피·코스닥 주식 12조984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같은 순매도의 대부분을 국민연금이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금까지 순매도 금액을 제외하면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24조원 가량을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주식 보유 금액과 비중도 계속 바뀌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순매도 금액은 이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앞으로 팔아야 할 국내 주식 규모가 24조원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올들어 지금까지 보인 속도로 국민연금이 순매도를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6월 무렵까지는 계속 주식을 팔아야 연말 목표치에 도달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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