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탈통신' 외치고 간판 계열사도 매각

사업재편 본격화되고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전 가속도
이수룡 기자 2021-01-27 09:09:54

이통사들의 '탈통신'을 위한 체질변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사업 진출은 물론 회사 이미지를 대표하는 자회사까지 연이어 매각하고 있다.

2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에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매각 이후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사업기조 변화에 따른 전략적 매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이통시장은 2000년대 폭발적인 성장기를 구가했으나 현재는 전체 가입자가 7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정체 국면에 진입한 지 오래다. 기존의 대리점이나 집단상가 중심의 유통구조도 점차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테크·마케팅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SK텔레콤의 비전에 따라 앞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보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이처럼 시장 환경이 완전히 변한 만큼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마케팅 수단으로 야구단의 중요성도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300억원대의 매각 대금도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사업 발굴이라는 그룹의 전략에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KT도 최근 무전기 기업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했다. KT가 통신사업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이번이 첫 사례다. KT파워텔은 LTE와 5G로 급속히 진화한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2010년 127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2019년 627억원으로 급감했다. KT는 이번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하고 신성장 사업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새로 짤 계획이다.

이 같은 통신사들의 체질변화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정체되고 미래성장성에 고민이 깊어진 상황에서 인공지능 등 신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쪼개고 새로 붙이는 구조적 변화 움직임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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