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신동엽, 조정석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려요”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 "여기요 등 숙박프랫폼은 영세 숙박업체 고혈을 빠는 '괴물'"
2021-01-20 11:53:07
거대 숙박플랫폼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자체 숙박플랫폼을 개발한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 사진=김흥수기자
거대 숙박플랫폼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자체 숙박플랫폼 '원픽'을 개발한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이 회원사들의 어려움과 올해 역점 사업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김흥수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영업제한을 당하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숙박업 또한 객실의 50% 혹은, 3분의 2 이상은 손님을 받지 말라는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피해가 상당하다. 설상가상으로 영업수익의 30% 이상을 뽑아가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트리바고 등 숙박플랫폼의 횡포로 숙박업소 대표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거대 숙박플랫폼에 대항해 새로운 숙박앱을 개발한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을 만났다.

▲대한숙박업중앙회은 어떤 단체인가

-일제 강점기때 설립돼 운영되던 여관조합이 모태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 조합과 일본인 조합으로 양분되었던 단체가 해방이 되면서 단일 숙박조합으로 합병됐다. 1966년 보사부장관의 허가로 현재의 명칭인 대한숙박업중앙회로 재탄생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대한민국 숙박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저는 충남 천안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다 지난 2018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숙박플랫폼과의 전쟁(?) 때문에 제가 운영하는 숙박업소에 소홀하게 되더라. 지난해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바쁘게 뛰어 다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숙박업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는데

-정부는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객실의 50% 이상은 손님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오는 31일까지 객실 제한을 3분의 2로 풀어주어 그나마 숨통이 틔었다. 숙박업은 연말장사가 1년 농사의 절반인데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해 불만이 많을 것 같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역지침에서 숙박업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숙박업소는 손님이 잠을 자러 들어오면 대부분 객실에만 머무르게 된다. 또한 코로나가 아니라도 위생관련 법규 때문에 방역 등은 평소에도 철저히 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 업종들과 달리 타인과의 접촉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이 숙박업인데 규제를 당했다. 

▲규제가 부당하다고 정부와 다퉈 볼 생각은 없었는지

-숙박업은 대부분 비대면 영업이다. 여러 루트를 통해서 하소연도 해 보았지만 허사였다. 게다가 노래방이나 헬스크럽과 같은 업종들은 아예 영업을 못 하게 해서 죽네 사네 하는 마당에 그나마 객실의 절반이라도 손님을 받게 해 줬는데 내 밥그릇 챙기겠다고 나서서 떠들 수 있겠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끌려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런 엄살(?)을 받아 줄 분위기가 아니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내 밥그릇 챙겨달라는 말을 할 수 있겠나? 

▲회장 취임 후 숙박플랫폼, 공유숙박 등과 많은 싸움을 했다

-회원사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는 문제이다. 공유숙박은 회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지 않나? 숙박플랫폼은 숙박업자들을 연못 안으로 몰아넣어 놓은 뒤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메기에게 잡아먹히기 싫으면 숙박플랫폼에 더 많은 상납금(광고비와 수수료)을 내 놓으라고 윽박지른다. 연못 속에 갇혀 있는 물고기들은 살기 위해 더 많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지불한다. 숙박플랫폼은 물고기들이 딱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남겨놓고 모든 것을 빼앗아 가고 있다.

▲숙박플랫폼에 대한 표현이 과하지 않나

-결코 과한 게 아니다. 숙박업은 업종 특성상 상업지역 내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숙박업소들이 밀집된 형태로 한 곳에 모여 영업을 한다. 숙박플랫폼은 그런 지역에 자기들이 운영하는 숙박업체를 입점시킨 후 숙박플랫폼을 통해 손님들을 싹쓸이해간다. 주변에 모여 있던 우리 회원사들은 손님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숙박플랫폼에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한다. 숙박플랫폼의 상단에 노출되어야 예약손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월 200만~300만원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올리는 매출은 1000만원 정도다. 게다가 중개수수료 10%를 떼고 나면 매출액의 30~40%를 숙박플랫폼이 가져간다. 우리는 뭘 먹고 살라는 말인가? 지난해 음식배달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6% 수준으로 수수료 인상을 시도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백지화했다. 숙박업소들은 오히려 배달의민족 정도 수수료라면 행복한 상황이다. 숙박플랫폼은 우리가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남겨주고는 모조리 빼앗아 간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다. TV에 숙박플랫폼 광고모델인 신동엽과 조정석 등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숙박플랫폼의 횡포에 대해 중앙회 차원에서 어떤 대응을 했나

-국회와 정부를 찾아다니며 숙박플랫폼이 숙박업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점을 호소했다. 공유숙박의 법제화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공유숙박은 주택가에서의 이웃간 분쟁, 성범죄 등 안전사고,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제화되면 기존 숙박업경영자들의 영업피해와 함께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숙박플랫폼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숙박플랫폼과의 상생모델 같은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국회나 정부의 공청회 같은 곳에 나가면 숙박플랫폼 관계자들과 얼굴을 자주 맞댄다. 그 외에도 비공식적으로 숙박플랫폼 측에서 미팅을 요청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액의 상생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들어온다. 그러나 그들이 내미는 자금은 회원사의 피눈물이다. 우리가 흘린 피눈물 빼앗아 우리에게 일부를 돌려주면서 상생을 하자고 말을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숙박플랫폼 측에서 상생방안이라며 광고비를 절반 인하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절반 인하된 광고비를 지급한 숙박업체는 숙박플랫폼 검색의 가장 하단에 노출된다. 소비자가 그걸 이용하겠는가? 싸구려 광고상품 하나 더 만들어 놓고서 상생이라고 떠들어댄다. 그들은 관광?숙박업의 발전에 대한 고민이 아예 없다. 관광?숙박업을 성장시키고 성장하는 파이를 나누자고 하면 반발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숙박플랫폼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숙박업에 대한 착취를 위해 태어난 '괴물'일 뿐이다.

▲중앙회의 올해 역점 사업은 

-지난해 중앙회 차원에서 숙박플랫폼을 개발해서 기존의 대형 숙박플랫폼과 경쟁을 해 보자는 결론을 냈다. IT업체와 협업해 숙박플랫폼인 ‘원픽’을 개발해 올해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아이돌 스타인 설현을 광고모델로 섭외해 CF를 찍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30만 숙박인들의 생존권이 걸린 플랫폼이다. 소비자 여러분들의 많은 호응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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