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신세계’부터 ‘악취논란’까지... 건조기의 대명사 ‘LG건조기’ ①

[데이터K] 빅데이터로 본 건조기... 각사별 누리꾼들 평판 분석
건조기 열풍도 LG, 논란도 LG
‘악취논란’ 후 LG건조기 인스타그램 점유율 하락
2019-12-12 19:34:22
사진=(왼쪽부터) 위닉스건조기(HB8H80-HVK), LG건조기(RH16VN), 삼성건조기(DV16R8540KV), SK매직건조기(WDRMD07F) (각사 제공)
사진=(왼쪽부터) 위닉스건조기(HB8H80-HVK), LG건조기(RH16VN), 삼성건조기(DV16R8540KV), SK매직건조기(WDRMD07F) (각사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을 열광케 했던 신가전제품 의류건조기에 대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열풍’은 LG건조기로 시작해서 LG건조기로 ‘논란’이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LG건조기의 인기는 최근까지 여전히 압도적이었으나 ‘악취논란’이 지속되며 누리꾼들의 관심도가 하락했다. SNS 감성분석 결과 주요 브랜드 중 ‘LG건조기’에 대한 부정감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열풍의 시작은 ‘LG 트롬 건조기’

의류건조기는 미세먼지와 웰빙이라는 몇가지 사회현상과 맞아떨어지며 생활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고, 그 편리성은 가사노동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등 한국인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세트를 이루며 보편화됐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다소 뒤늦게 바람이 분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6년 7월 LG전자에서 ‘트롬 건조기’를 출시하며 바람이 시작됐다. 당시 새롭게 선보인 제품은 기존 에너지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가스 건조 방식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히트펌프(Heat-Pump)’ 방식을 적용했는데, 전기료 부담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온의 공기로 세탁물을 건조해 온감손상을 줄여주는 획기적인 장점을 지녔다. 

이러한 장점들은 가정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누리꾼들은 건조기에 열광하며 ‘살림의 신세계’ 또는 ‘필수템’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인스타그램] 2016.12.28. 좋아요:1991개  건조기를 사고 건조대 세대를 치워버리니 방하나를 건조대방으로 안써서 좋네요 ㅋㅋㅋ (중략) 하루에 몇번씩 잔뜩말려져서 나오니까 빨래바구니는 텅텅 비어있고 ...(중략) 먼지 걸러줘서 좋네유
  • [트위터] 2017/02/15 RT:24  참다 참다 결국 전기건조기를 구매. (중략) 이제 먼지 없이 뽀송뽀송한 빨래를 갤 수 있음 #살림의신세계
  • [트위터] 2017/04/04 RT:149  좋습니다. 1. 빨래를 너는 공정 하나가 줄어듭니다. 체감상 일이 반쯤 줄어든 느낌이에요. 2. 건조기로 말린 빨래가 빨랫대에서 자연건조한 것보다 상태가 좋습니다. 뽀송뽀송하고, 구김이 없어요... (중략)
  • [트위터] 2017/05/15 RT:15  1. LG 가스 건조기 넘버원 인생템이다 빨래 널기랑 설거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템ㅠㅠ... (중략)
  • [인스타그램] 2017.06.14. 좋아요:1188개  #빨래건조기 좋다 좋다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신 분들의 칭찬을 듣고서 저희도 #lg빨래건조기 장만했고요,,!! 제가 넘나 갖고 싶어보였는지,, 시엄니께서 옛다~! 시원하게 사주심

인스타그램과 네이버에 쌓인 빅데이터에는 이러한 건조기의 열풍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인스타그램은 SNS 채널 성격상 사진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 제품 후기성의 게시물이 다수 발생해 소비 트렌드가 잘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또 네이버 검색량은 해당 키워드에 대한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관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이다. 

최근 4년(2016.1월~2019.11월) 인스타그램에서 ‘건조기’에 대한 게시물은 총 29만5140건이 발생했는데, 발생량 추이 곡선을 보면 2016년 9월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해 매년 8~9월 혹서기를 제외하고 2018년 7월까지 2년간 꾸준히 우상향을 이어나갔다. 2018년 8월 인스타그램에서는 1023건에 불과했던 게시물이 2017년 7월에는 7280건으로 증가했고, 2018년 8월에는 1만456건 발생하며 2년간 관련 볼륨은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게시물수는 2019년 3월 조사기간 중 가장 고점인 월간 발생량 1만692건을 기록한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차트='건조기' 인스타그램-네이버검색량 추이(조사기간 2016.1.1.~2019.11.30)
차트='건조기' 인스타그램-네이버검색량 추이(조사기간 2016.1.1.~2019.11.30)

네이버 검색량 추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2016년 7월 LG ‘트롬건조기’ 출시 이후 9월부터 검색량이 증가하며 2018년 5월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건조기에 대한 검색량은 주춤하다 2019년 8월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검색지수 100을 기록했다. 7월에 불거진 LG건조기의 ‘악취논란’ 영향 때문이었다.


◇ LG건조기 '악취논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7건

LG건조기의 악취논란은 지난 7월 초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소비자의 편리를 위해 일부 신제품에 새롭게 적용된 ‘콘덴서자동세척’ 기능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 

기존 제품에서는 사용자가 콘덴서에 쌓인 먼지를 직접 청소해야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신제품에서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으로 물을 분사해 콘덴서에 쌓인 먼지를 씻어내는 기능을 탑재했다. 그러나 자동세척 과정에서 제대로 제거되지 못한 먼지가 오히려 수분과 반응해 곰팡이와 악취 등을 유발했고 이것이 악취의 원인이 된 것이다. 

LG건조기에 대한 소비자들은 민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7월 8일 올라온 <소비자 우롱하는 **건조기 리콜 및 보상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답변을 위한 20만명에는 못 미쳤지만 한 달 만에 3만444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이슈가 됐다. 

LG는 무상점검과 무상수리를 약속하며 대응했지만 이 서비스를 받기위한 소비자들이 폭주하며 대기 기간이 길어졌고, 이 과정에서 A/S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또다시 국민청원에 ‘환불’을 요청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2월 6일까지 총 7건의 관련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고 백색가전 1위 기업의 위상이 흔들렸다.

사진=LG건조기 리콜 및 보상요청 국민청원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LG건조기 리콜 및 보상요청 국민청원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LG건조기’ 8월부터 누리꾼들 관심 하락세로 전환

최근 1년(2018.12월~2019.11월) 인스타그램에서 ‘건조기’에 대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LG·삼성·SK매직·위닉스 등 주요 4개 브랜드가 전체의 92.2%를 차지하고 있었고, 악취논란에도 여전히 누리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건조기는 LG건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진 8월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LG건조기의 점유율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삼성건조기와 SK매직건조기의 점유율이 반사이익을 보며 증가했다. 

최근 1년 인스타그램에서 건조기에 대한 게시물은 총 11만2302건 발생했고, 이 중 구체적으로 브랜드를 언급한 후기성 게시물은 2만2814건으로 집계됐다. ▲LG건조기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만747건이 발생해 절반에 가까운 47.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삼성건조기는 7688건 발생하며 33.7%의 점유율을 기록해 두 브랜드가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이어 ▲SK매직건조기에 대한 게시물은 7.9%(1802건), ▲위닉스는 987건(4.3%)으로 2위 그룹을 형성했고, ▲캐리어는 1.3%(289건), ▲샤오미는 1.2%(272건)로 이상 브랜드는 1%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위니아 0.86%(197건), ▲독일 브랜드 블롬베르크는 0.86%(196건), ▲보쉬 0.65%(148건), ▲이태리 브랜드 캔디는 0.61%(139건), ▲린나이 0.50%(114건), ▲중국 브랜드 미디어는 0.46%(105건), ▲월풀 0.29%(66건), ▲히츠 0.17%(39건), ▲영국 브랜드 화이트나이트는 0.11%(25건) 순으로 집계됐다. 

차트='건조기' 각사별 인스타그램 게시물 점유율
차트='건조기' 각사별 인스타그램 게시물 점유율

 

그러나 악취논란 이전과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관심도는 큰 변화를 보였다. 8월이후 LG의 인스타그램 점유율은 6.1% 하락한 반면, SK매직과 삼성은 증가했다. 

논란 이전(2018.12월~2019.7월)까지 4개 주요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점유율은 LG건조기가 49.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삼성건조기는 33.1%로 2위, SK매직은 5.8%, 위닉스 4.8%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논란이 인 8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4개월간(2019.8월~11월) 점유율은 LG가 6.2%p 하락해 42.8%로 집계됐고, 삼성은 2.1%p 증가해 35.2%를 기록했다. SK매직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6.8%p 증가하며 12.6%의 점유율을 보였다. 위닉스는 1.7%p 하락한 3.2%로 집계됐다. 

차트='악취논란' 전후 건조기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점유율
차트='악취논란' 전후 건조기 브랜드별 인스타그램 점유율

최근 4년간 4대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추이를 보면 LG건조기의 인스타그램 언급량이 8월에 급락하며 9월에는 최근 12개월 중 가장 낮은 저점을 기록했다. 한편 이 기간 삼성의 추이곡선은 LG와 격차를 좁혔고, SK매직은 볼륨이 증가하며 위닉스를 따돌렸다. 

한편 추이곡선에서 특이점은 위닉스건조기가 2018년 9월에 급증하며 LG 곡선과 삼성 곡선을 끌어내렸는데, 이때 위닉스에서 텀블 건조기를 출시하는 동시에 인기 배우 박보검을 모델로 앞세워 화려하게 도전장을 던진바 있다. 박보검의 모델기용 카드는 매우 성공적으로 작용해 위닉스건조기가 시장에서 모든 관심을 빨아들였고, 출시하자마자 4위로 단숨에 오를 수 있었다. 

차트=‘건조기’ 4대 브랜드 인스타그램 추이
차트=‘건조기’ 4대 브랜드 인스타그램 추이

 


(다음 기사에 계속)

LG건조기 ‘악취논란’ 장기화에 잠재고객들 발길돌려 ②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워드미터, 채시보(采詩報)
※ 조사 기간 : 2016.1.1 ~ 2019.11.30
※ 수집 버즈 : 61,400건(인스타그램)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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