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편향교육 파문... 키워드로 살핀 넷심 동향

[댓글N] 좌파 이념 주입교육에 반발한 인헌고 학생들 '학생수호연합' 결성해 집단행동
'학생가온연합', 사실 과장했다며 반박 나서고 교내엔 "정치 중립 위반 아니"란 대자보 붙어
파문 확산하는 가운데, 관련 뉴스 댓글 키워드로 여론 추이 살펴보니...
전교조에 비난 집중, 이념주입 교사엔 처벌 촉구, "빨갱이가 학생 위협한다"며 날선 목소리
교사의 행태엔 분개하면서도 '용기를 낸 학생들이 반갑다'는 의견도 많아
2019-10-30 15: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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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 학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연합측 대변인 최인호(오른쪽 두번째) 군이 교사들의 편향된 사상주입 사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발표문을 읽고 있다. 사진=빅터뉴스DB

"정치 파시즘의 노리개가 되었습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8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란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런 게시글이 올라오면서부터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인헌고등학교에서 좌파 성향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에 반발하는 일부 학생들이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란 단체를 결성하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아베 자민당 망해라" "병참기지화 배로 갚자" 등 반일 구호를 마라톤 행사 때 외치게 했으며 "조국 장관의 혐의는 모두 가짜뉴스"라며 그에 반대하는 학생에겐 "너 일베니?"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학생수호연합은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사들은 학생을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하지 말고, 학생의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파문은 계속 확산 중이다. 이번엔 '인헌고 학생가온연합'이란 단체가 학생수호연합이 사실을 과장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교내에는 "교사는 정치적 중립을 어긴 적이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또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 관련 교사와 교장을 징계해달라는 청원이 참여인원 1만명을 돌파했고, 시교육청은 입장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교육청은 특별장학을 마친 상태다. 30일에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며 시교육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인헌고 파문은 학생들이 소속학교 교사들에게 공개적이고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사상 초유의 사태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여론은 어떻게 모아지고 있을까. 빅터뉴스는 이를 살피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수집해 주요 키워드를 추출했다.

그림1. 워드클라우드로 나타낸 인헌고 관련 뉴스 댓글 키워드. 분석기간=2019년 10월 22일부터 2019년 10월 30일까지. 분석도구=빅터뉴스 워드미터.
그림1. 워드클라우드로 나타낸 인헌고 관련 뉴스 댓글 키워드. 분석기간=2019년 10월 22일부터 2019년 10월 30일까지. 분석도구=빅터뉴스 워드미터.

① 첫 번째 키워드 '전교조'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역시 '전교조'다.<그림1> 인헌고는 지난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됐고 이후 전교조가 장악한 학교로 알려졌다. 학생수호연합은 정치편향 교사들을 규탄했을 뿐 전교조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런데도 비난의 화살은 자연히(?) 전교조로 향했다.

'전교조'가 포함된 댓글엔 이런 글들이 있었다. "전교조 교사의 역사 왜곡과 정치적, 사상적 편향성이 가져온 문제다. 전교조와 문재인 정권의 좌편향 교육과 역사왜곡을 규탄한다", "전교조 해체하려면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 "전교조가 수시를 주장하는 이유는 생기부 작성 권한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사상교육 하기 위해서", "전교조 절대 안 된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고 특히 교사에게 가장 엄격히 요구되어야 한다", "선진국은 4차산업혁명 준비하는데 우물안 개구리 전교조가 철지난 사회주의 하고 앉았네" 등이었다.

② 두 번째 키워드 '이념' '편향' '주입' '강요'

키워드에서 바로 짐작할 수 있듯이 여론은 교사들이 편향된 이념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주입했다는 데로 모아졌다. 댓글들은 이랬다. "정치 편향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교사에 대해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는데, 징계와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국회가 나서서 '인헌고 방지법'을 제정하라", "공부하려는 애들 모인 외고, 자사고 폐지할 게 아니라, 전교조에 장악 당해 공부는 내팽개치고 이념 교육에 여념없는 일반고들부터 문닫게 해야", "그런 거(반일 구호) 시키는 게 주입식 사상교육이고 학대다" "사상교육 주입하는 좌익 정치교사 파면하라" 등 네티즌들은 편향된 정치이념 강요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었다.

③ 세 번째 키워드 '좌빨' '빨갱이'

'정치적 중립 위반이 아니다'란 대자보가 붙었다는 기사와 학교 측에서 "주입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는 기사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징글징글한 좌빨 자기합리화 시전", "좌빨 세뇌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전교조를 해체시켜야 대한민국이 산다", "학생들 위협하는 좌파 교사와 교장 물러나라! 빨갱이 문재인 정부가 애들까지 위협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등 네티즌들은 '좌빨' '빨갱이' 등 날선 단어를 동원하며 전교조를 비난하고 있었다.

④ 네 번째 키워드 '용기' '응원'

키워드에서 보듯 많은 네티즌들은 학생수호연합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관련 댓글은 이랬다. "학생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른들의 정치편향을 자라나는 학생에게 주입하는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자격이 없다. 그리고 용기 내어 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나와 7살 차이 나는데 멋있다 최인호군. 20대 누나는 쫄보라 어디가서 말도 못하는데 어쩜 저런 용기를 냈을까", "학생들 정말 쉽지 않은 결심인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열렬히 응원합니다" 등 학생수호연합에 응원을 보내며 학생들의 결기를 보게 돼 반갑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보였다.

한편 전교조 서울지부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일부 보수단체 및 언론에서 전교조가 마치 편향된 정치교육을 실시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부분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전교조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교조는 인헌고 사태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는 주장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23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 개최한 기자회견 모습. 사진=빅터뉴스DB
지난 23일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 "학생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란 플래카드를 걸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빅터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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