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中 무력진압설... 1980년 광주 떠올린 누리꾼들

[데이터K] 빅데이터로 본 ‘홍콩 시위’에 대한 누리꾼 반응
"제2의 천안문 사태 생기나?"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단체는 왜 이리 조용?" 등
2019-08-15 18:09:01
지난 7월 26일 홍콩 공항에서 열린 항공업계 종사자 시위(사진=뉴데일리DB)
지난 7월 26일 홍콩 공항에서 열린 항공업계 종사자 시위(사진=뉴데일리DB)

 

◆ ‘홍콩 시위’ 이유는 ‘범죄인 송환법안’... 反中 인권운동가 본토 송환 우려

홍콩 시위가 연일 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말 시작해 6월부터 대규모로 확산된 시위에 연인원 100만명이 참여했고, 홍콩국제공항에 운집한 대규모 인파의 점거시위로 12~13일 운항이 정지되는 ‘항공대란’을 겪었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한 여성은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안구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14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홍콩 인근 선전에 장갑차, 물대포 수십 대를 집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자칫 ‘제2의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은 유혈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지난 4월 3일 홍콩 정부가 추진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때문이다.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넘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자친구와 함께 대만으로 여행을 간 20대 홍콩인 남성이 현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그는 시신을 대만 현지에 유기한 후 홍콩으로 돌아왔지만 홍콩 경찰은 범인을 체포하고도 대만에 송환하지 못했다. 홍콩과 대만 간에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된 바 없기 때문이다. 홍콩은 자국 영역 내에서만 사법권을 행사하는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어 홍콩에서도 처벌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친중(親中) 홍콩행정청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에도 범인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을 추진했는데, 범인을 보낼 수 있는 나라에 중국 본토도 포함됐다.

홍콩 시민들은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송환하는 법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고, 법안 반대를 명분으로 시작된 시위는 점차 중국 본토를 반대하는 목소리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일본과의 경제 마찰, ‘화이트리스트’ 공방이 치열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저 한편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한 홍콩시위에 대해 우리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온라인 미디어 분석 솔루션 ‘펄스K’로 조사한 결과, 최근 한달(7.15~8.14) ‘홍콩시위’에 대한 SNS 버즈(특정 단어에 대한 온라인상 의미 있는 언급)량은 3만 2753건이었다.

트위터가 3만 4234건으로 가장 많았고, 뉴스 712건, 카페 523건, 커뮤니티 246건 순이었다.

트위터는 8월 14일 9405건으로 가장 많은 언급량을 기록했고, 뉴스는 13일 1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날인 12일 시위 도중 경찰이 쏜 고무탄에 얼굴을 맞은 여성 시위자의 오른쪽 안구가 파열되고 코뼈 연골이 가라앉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결국 실명했고, 분노한 시위자들은 자신의 눈에 ‘눈을 돌려달라’(還眼)는 안대를 붙이며 항의하고 있다.

카페에서는 지난 7월 30일 58건이 언급됐는데 홍콩 시위에 미국 성조기가 등장하고 중국 정부가 ‘군 투입’을 처음으로 공식 경고한 날이다.

그림='홍콩시위' SNS 언급량 추이(7.15~8.14)
그림='홍콩시위' SNS 언급량 추이(7.15~8.14)

 

◆ ‘홍콩시위’ 연관어 ▲방송 ▲광주 ▲외신기자... 누리꾼들 ‘1980년 광주’ 떠올려

▲홍콩(9402)을 제외하고 ‘홍콩 시위’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방송(6673)이었고, 3위는 ▲광주(6572)였다.

홍콩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중국 병력이 홍콩 접경으로 이동 중이라는 뉴스를 접한 누리꾼이 ‘1980년 광주’를 떠올린 것이다.

13일 KBS 특파원이 홍콩국제공항 시위 현장을 보도하는 장면을 캡처해 “외신 기자들이 방송할 때마다 뒤에 서서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쓴 피켓을 절박하게 들어보이는 홍콩 시위대. 1980년, 외신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했을 광주가 떠올라서 너무 슬프다.”라는 트위터가 수없이 리트윗되면서 ▲외신기자(6545)도 ‘홍콩 시위’ 연관어 5위에 랭크됐다.

사진 속 특파원 뒤로는 “HK POLICE ATTEMPT TO MURDER HK CITIZENS!!”(홍콩 경찰이 홍콩 시민들을 살해하려 한다)는 고발문과 한글이 적힌 피켓도 보였다.

지난 6월 15일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서 6천여명 어머니들이 모인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집회에서는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어머니는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라며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기려 ‘우산 행진곡’으로 개사해 불렀다.

뉴스에서는 홍콩 시위 사태를 촉발한 ▲송환(350) ▲범죄인인도 ▲법안(239) 등이 많이 언급됐다.

카페에선 ‘9월 미중 무역협상 취소 가능성’ 등이 전해지며 ▲트럼프(378)가 고연관 이슈어 1위에 올랐다.

그림='홍콩시위' 연관 이슈어 워드클라우드
그림='홍콩시위' 연관 이슈어 워드클라우드

 

◆ ‘홍콩 시위’ 연관 집단, ▲학생 ▲여행객 ▲공무원

‘홍콩 시위’와 고연관성을 갖는 집단은 ▲학생(1072) ▲여행객(238) ▲공무원(201) 등이었다.

지난 6월 홍콩교육대 1학년 여학생인 뤄샤오옌(21)은 ‘범죄인인도 송환법이 완전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는 유서를 남기고 고층 건물에서 투신 사망했다.

지난 6일에는 홍콩 침례교대학 학생회장이 레이저포인터를 구입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학생회장 체포에 학생들이 항의집회를 여는 등 학생들이 홍콩 시위에 앞장서면서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집단으로 부각됐다.

5천여명 시위대가 운집하며 폐쇄와 개장을 반복한 홍콩국제공항에서는 시위대가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죄했고, 이런 상황이 뉴스로 전해지며 여행객도 ‘홍콩 시위’ 고연관 집단에 랭크됐다.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집단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집단

 

◆ ‘홍콩 시위’ 연관 공간, ▲공항 ▲터미널

공간 연관성 1위는 ▲공항(2328)이었다. 홍콩국제공항이 시위대의 점거 공간이 되며 14일 하루에만 항공기 979편 운항이 취소됐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연좌시위” 등 소식이 전해지며 ▲터미널(506)이 ‘홍콩 시위’ 공간 연관어 2위에 올랐다.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공간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공간

 

◆ ‘홍콩 시위’ 연관 국가, ▲중국 ▲미국 ▲일본 ▲영국

‘홍콩 시위’와 가장 연관성 높은 국가는 역시 ▲중국(9896)이었고, ▲미국(942) ▲일본(909) ▲영국(467)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 언론이 나서 홍콩시위대가 기자를 폭행했다며 ‘테러’에 빗대 강력 규탄했다. 관영 언론은 시위대에 붙잡혀 두 손이 묶인 <환구시보> 기자가 “나를 때려라.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 기자를 ‘진짜 사나이’라며 영웅 만들기에 나섰다.

“중국 출신 아이돌이 ‘하나의 중국’ 이랍시고 홍콩 시위를 폄훼해도 중국인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일본 출신 아이돌이 혐한해도 일본인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하겠네?”라는 트위터가 급속히 리트윗 되면서 일본이 ‘홍콩 시위’ 연관성 3위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 국내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 중인 중국 본토 출신 멤버들은 최근 중국 SNS 공식 계정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이 부끄럽다” 등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프리스틴 주결경, 세븐틴 디에잇·준, 에프엑스 빅토리아, 우주소녀 성소·미기·선의 등이다.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국가
그림='홍콩시위' 고연관 국가

 

◆ ‘홍콩 시위’ 연관해 뜨는 이슈는 ▲아이돌 ▲국적 ▲이해

언급량과 증가율에 비춰 ‘홍콩 시위’ 연관 이슈어들의 장래 흐름을 분석한 결과, 현재 언급량도 많고 증가 추세에 있어 미래 트렌드가 될 성장 이슈어는 ▲응급구조사 ▲외신기자 ▲공식발표 등이었다. 현재 언급량은 적지만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미래 이머징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는 단어들은 ▲아이돌 ▲국적 ▲이해 등이었다.

▲홍콩국제공항 ▲레이저포인트 ▲집회참가자 등은 지금 언급량은 많지만 정체 또는 감소 추세에 있는 쇠퇴 이슈어로 꼽혔다.

그림='홍콩시위' 미래신호
그림='홍콩시위' 미래신호

 

최근 한 달 급상승 이슈어를 주 단위로 살펴보면, 7월 마지막 주는 ▲최루탄 ▲부관참시 ▲마카오 등이, 8월 첫주는 ▲시스템 ▲안면인식 ▲무력화 등이었다.

최근간 급상승한 이슈어는 ▲방송 ▲희망 ▲광주 ▲외신기자 등으로 조사됐다.

그림='홍콩시위' 급상승 연관어
그림='홍콩시위' 급상승 연관어

 

뉴스와 댓글에 비친 ‘홍콩 시위’는 어땠을까.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에 따르면 지난 한 달 ‘홍콩 시위’가 제목에 노출된 <네이버> 뉴스는 인링크 기준 408개에 이른다. 이 기사들에 달린 댓글은 7169개였다.

◆ 중국 국무원, “홍콩 시위 좌시 않겠다… 마지노선 건드려”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뉴스는 지난 7월 30일 국민일보 「중국 “홍콩 시위 좌시 않겠다… 마지노선 건드려” 최후통첩」이었다.

전날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 양광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위가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통첩했다.

중국 중앙정부에서 홍콩 정책을 총괄하는 판공실이 홍콩 내정 관련 기자회견을 한 것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 누리꾼, “제2의 천안문사태 생기나?” “대한민국 정부, 시민단체는 왜 이리 조용?”

662개 댓글이 달린 가운데, 누리꾼들은 “제2의 천안문 유혈사태가 생기나? 중국은 인권이고 뭐고 강제진압할 거 같다”, “천안문 때처럼 죽이게?” 등 유혈사태 발생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은 왜 이렇게 조용하지?”,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민국 정부와 민주당은 묵념” 등 홍콩 시위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와 시민단체들을 지적하는 댓글도 보였다.

◆ 트럼프, “홍콩 시위는 폭동... 중국이 알아서”

댓글 많은 뉴스 2위는 지난 2일 조선일보 트럼프 「"홍콩 시위는 폭동(riot)...중국이 알아서 해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폭동(riot)’이라 표현하며 홍콩 사태는 중국과 홍콩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시내티에서 열린 선거유세 행사에 참석하기 전 백악관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언젠가는 그들이 시위를 중단하고 싶어할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홍콩과 중국간의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미 국무부는 송환법이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한다며 공식적으로 시위대 입장을 지지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반대되는 발언을 한 것이다.

◆ 누리꾼,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뇨” “이제야 트럼프가 본색을”

445개 댓글이 달린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폭동이라뇨.. 저런게 진정한 민주화 운동입니다”였다.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을 폭동이라고 하네”, “이제야 트럼프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다” 등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라 믿기 어렵다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 ‘홍콩 시위’ 감성어, 부정 91.7%>긍정 8.3%

‘홍콩 시위’가 언급된 SNS에 함께 포함된 감성어는 부정어가 91.7%(1만 6059건)로 긍정어 8.3%(1445건)를 압도했다.

그림='홍콩시위' 긍부정 감성어 비율
그림='홍콩시위' 긍부정 감성어 비율

 

긍정적 언급, 부정적 언급 모두 8월 14일에 가장 많았다.

그림='홍콩시위' 긍부정 감성추이
그림='홍콩시위' 긍부정 감성추이

 

◆ 주윤발 “홍콩 시위 지지”에 ▲지지하다, 긍정 감성어 1위

‘홍콩 시위’에 대한 부정 감성어는 ▲진압(2644) ▲위험(2170) ▲실패(1999) ▲항의(1244) ▲빼앗기다(737) 순이었다.

‘빼앗기다’는 “이제 홍콩 시위의 새로운 상징은 <눈>이 되었다. 고공시위로 투신했던 '노란 비옷', 뤄샤오옌 학생이 벽체유서 옆에 남겼던 '노란 우산'에 이어 경찰의 폭력에 빼앗긴 홍콩 민주의 상징. 눈에는 눈으로 - 북경의 총구에 겁내지 않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홍콩의 저항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트윗에 포함되며 ‘홍콩 시위’ 부정 감성어 5위에 올랐다.

긍정 감성어는 ▲지지하다(920) ▲좋다(811) ▲옳다(37) ▲응원(30) ▲공정(28) 등이었다.

‘지지하다’와 함께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언급되며 화제가 됐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표했다. “시위 학생들이 이성적이며 용감하다고 생각한다”며 “홍콩 정부가 이들을 만족시킬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우리 음식을 먹으면서 그릇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 경고했다. 중국 본토에서의 활동을 금지시킬 수 있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그러자 저우룬파는 “그럼 나는 (돈을) 덜 벌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저우룬파처럼 홍콩 시위를 지지해 중국 방송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은 류더화(류덕화) 량차오웨이(양조위) 등 40여명이다.

반면 청룽(성룡)은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하며 이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림='홍콩시위' 감성어 랭킹
그림='홍콩시위' 감성어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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