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외고 폐지하자”... 누리꾼, “평등 외치면서 ‘내 자식은 자사고’”

[댓글N] 빅데이터로 본 ‘자율형 사립고’②
2019-07-22 20:03:25
재지정 탈락한 자사고 학부모들은 21일 광화문 집회에서 조희연 교육감을 비판했다(사진=뉴데일리DB)
재지정 탈락한 자사고 학부모들은 21일 광화문 집회에서 조희연 교육감을 비판했다(사진=뉴데일리DB)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지난 1년간 뉴스와 댓글로 드러난 누리꾼들의 온라인 민심은 어땠을까.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자사고’ 뉴스는 <네이버> 인링크 기준 4125개, 댓글은 총 9만 5769개였다.

기사 수는 서울시 교육청이 8개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한 7월 9일 598개로 가장 많았다.

댓글 수는 지난 6월 20일 1만 2690개로 가장 많았는데, 이날은 전북 상산고가 자사고들 중 처음으로 재지정에 탈락한 날이다.

그림='자율형 사립고' 네이버뉴스 기사수 및 댓글 수
그림='자율형 사립고' 네이버뉴스 기사수 및 댓글 수

◆ 조희연 “자사고·외고 폐지 공론화하자”...‘점진적 폐지’ 대신 ‘전면 폐지’ 주장

1년간 가장 많은 댓글을 모은 기사는 지난 17일 조선일보 「조희연, '자사고·외고 전면 폐지' 제안…"관련 법 개정하자" 교육부에 요구」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전면 폐지를 정식 제안했다.

교육청이 평가한 후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점진적 폐지 방식’ 대신 초중등교육법령을 개정해 자사고와 특목고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던 자사고·외고 전면 폐지를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것이다.

조 교육감은 “운영 평가로 일부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하면 갈등을 일으키고 평가를 통과한 학교의 인기만 더 높이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령을 개정할 의지가 없다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할지 공론화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제2의 고교 평준화’라고 하면서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될 학교에 교육청과 교육부가 총 20억원(교육청이 5년간 10억원, 교육부가 3년간 1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학교당 8천만원씩인 ‘일반고 전성시대’ 예산을 증액하고, 학교별로 2천만원까지 ‘소수 수강 과목 강사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 누리꾼, “자라나는 청소년 우민화 말고 좀 놔두시오”

이 기사에 5610명 누리꾼이 각자의 감성을 표시한 가운데, ‘화나요’가 5421개로 ‘좋아요’ 160개를 압도했다. ‘슬퍼요’ 8개, ‘훈훈해요’ 6개였다.

댓글들도 조 교육감의 ‘자사고·외고 폐지론’에 반대했다.

2917개 댓글이 달린 가운데, 누리꾼 lhs1****의 “자라나는 청소년들 우민화하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좀 놔두시요.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왜 못하게 하기싫은 학생들이랑 함께 두는데. 교육감 당신네 아이들은 자사고에 유학한거 아님?”은 5340개 공감을 받았다.

조희연 교육감의 장남과 차남 두 아들은 각각 명덕외고와 대일외고를 다녔다.

“그저 이런 조희연을 뽑은 무뇌인 아줌마들에게 박수를!”이라 일갈한 누리꾼 jiir****은 “교육 정책도 보지 않고 뽑아 결국은 사립명문고 없애는 중.”이라며 “결국 본인들 자식은 성공의 기회, 교육의 기회가 점점 더 사라지고 오히려 더 있는 사람들의 세습이 이뤄지게 된다”고 지적해 3504개 공감을 얻었다.

◆ 공정사회 국민모임, “조 교육감은 어떤 심정으로 자녀들 외고 보냈나?”

당장 보수 성향 교육시민단체가 반발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가 함께 보도한 「공정모 "조희연, 어떤 심정으로 자녀 외고 보냈나…자사고 폐지는 잔인한 행동"」에 따르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공정모)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를 입시전문기관으로 매도하는 것은 매우 비열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조 교육감이 일반고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사고는 학생 선발권과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활용해 입시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매몰돼 왔다”고 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들은 “조 교육감은 어떤 심정으로 자녀를 외고에 보냈는지 묻고 싶다”며 “정치적 의도로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등에 칼을 꽂는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행동”이라고 했다.

공정모는 “자사고 존폐 문제는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지 교육당국이 나서는 것은 주제 넘은 월권”이라며 “조 교육감은 이번 재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즉각 무효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 누리꾼, “평등을 외치지만 내 자식은 자사고” “내로남불 끝판왕”

1354개 댓글이 달린 가운데 “자기 자식은 보내놓고 남의 자식은 안돼~~~”(gura****, 공감 5245개), “평등을 외치지만 내자식은 자사고출신~ 더불어민주당의 적형적인 사고방식 내로남불”(dlzp****, 공감 3010개), “겉으론 반미를 외치면서 자식은 미국유학 보냄,, 자사고 특목고 폐지 외치면서 자식은 특목고 보냄 ㅋㅋ 내로남불의 끝판왕”(prof****, 공감 462개) 등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일반고도 심사해서 문제 있는 학교는 아예 폐교하게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어떻게 일반고만, 그리고 획일적 평준화만 정답이라는 맹신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그렇게 교육철학이 분명한 분이 자기 자식은 왜 일반고 안보내고 외고 보냈나? 이거는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보다 더 심한 이율배반에 표리부동이 아닌가?” 비판한 댓글(bary****)은 281명 누리꾼들의 공감을 받았다.

◆ 자사고 폐지 수순... 강남 집값 자극 우려

‘자사고’관련 경제 섹션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뉴스는 한국경제TV 6월 21일자 「자사고 폐지 수순…강남 집값 자극 '우려'」였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으로 강남 대치동과 목동 등 학군 우수 지역의 집값이 자극을 받을 거란 전망을 전한 기사다. 자사고들이 일반고로 바뀌면 해당 지역 학생만 선발하기 때문에 교육 수요가 서울 강남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사는 부동산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교육정책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정부 진단과 달리, 자사고 폐지 정책이 강남권에 대한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 누리꾼, “서민은 서민답게, 내가족은 특별하게”

“서울집값 내릴려고 세종시 만들었는데 보상금 때문에 서울집값 더 오르고~ 서민을 위한답시고 사법고시 폐지했는데 판검사 차출은 그들만의 리그로 바꿔놓았지~”라며 과거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댓글(leej****)이 578개 공감을 얻었고, “당연한거 아니냐 자사고 등 다 폐지하면 일반고로 경쟁하면 서울에선 강남, 목동, 중계동 일부 이런데지... 마포나 그런데가 집 값 10억가고 그러니까...”라며 “서민은 서민답게, 내가족은 특별하게~~”라는 글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댓글(dean****)도 489개 공감을 받았다.

◆ 속성별 다면 분석... 지역은 서울특별시>전라북도>인천광역시>부산광역시 순

‘자율형 사립고’를 속성별 다면 분석한 결과 지역 중에는 ‘서울특별시’가 1만 2783건으로 가장 연관성이 높았고,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되면서 ‘전라북도’가 4894건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인천광역시’(3955건), ‘부산광역시’(3689건) 등 순이었다.

그림='자율형 사립고' 지역연관성
그림='자율형 사립고' 지역연관성

◆ ‘자율형 사립고’ 긍정어 58.3%>부정어 41.7%

‘자사고’에 대한 누리꾼들의 감성 분석 결과 긍정적 언급이 58.3%(2만 476건)로 부정적 언급(41.7%, 1만 4674건)보다 많았다. ‘자사고’가 언급된 SNS에 함께 포함된 단어들 중 긍정어가 부정어보다 많았다는 이야기다.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어 비율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어 비율

‘자사고’에 대한 긍정적 언급은 지난 7월 9일 가장 많았고, 부정적 언급은 4월 23일 가장 많았다. 4월 23일은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주관 ‘헌재 판결 후 되짚어 보는 문재인 정부 자사고 정책’ 토론회에서 곽상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다혜씨를 거론하다 참석한 학부모들의 야유를 산 날이다. 7월 9일은 서울 자사고 8곳이 재지정에 무더기 탈락한 날이었다.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 추이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 추이

◆ ‘자율형 사립고’ 연관 감성어, ▲세심 ▲존중 vs ▲탈락 ▲반발

‘자율형 사립고’와 연관 높은 감성어는 긍정어는 ▲세심(67) ▲존중(66) ▲좋다(63) ▲잘하다(36) ▲최고(20) 등이었다. 부정어는 ▲탈락(212) ▲반발(161) ▲비판(118) ▲반대(114) ▲의혹(98) 순이었다.

‘세심’은 7월 9일 “자사고와 관련한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들도 고등학교 선택과 진학을 위해 더 세심한 고려가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등 블로그에 포함되며 긍정어 1위에 올랐고, ‘탈락’은 같은날 ‘8개 자사고 재지정 탈락’ 등에 포함되며 부정어 1위에 랭크됐다.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어 랭킹
그림='자율형 사립고' 긍부정 감성어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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