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N] ‘신사임당 5만원’ 어느새 10년... 시중에 98조 3천억

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
시중 유통 5만원권, 19억 7천만장... ‘지폐의 중심’이 되다
2019-06-20 14:10:43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 요판인쇄 단계가 진행되는 모습(사진=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 요판인쇄 단계가 진행되는 모습(사진=한국조폐공사)

2009년 6월 23일 세상에 첫 선을 보인 5만원권이 만 열 살을 앞두고 있다. 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1973년 이후 국내총생산이 209배, 1인당 국민소득이 144배로 확대되고, 소비자물가가 14배 상승하는 등 덩치가 몰라보게 커진 경제규모에 맞춰 최고액면을 높인 5만원권이 어느새 10년을 맞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2019년 5월말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5만원권은 98조 3천억원(전체 금액의 84.6%), 19억 7천만장(전체 장수의 36.9%)으로 금액과 장수 모두 은행권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는 발행 후 2년만인 2011년 가장 비중이 높아졌고, 장수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중이 가장 높아져 4개 지폐 중 만원권을 대신해 중심권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5만원권 발행 추이(그림=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추이(그림=한국은행)

많은 국민들은 5만원권을 소비지출, 경조금 등에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 행태 조사 결과,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5만원권은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만원권 용도별 사용금액 등(그림=한국은행)
5만원권 용도별 사용금액 등(그림=한국은행)

한편, 5만원권이 처음 나왔을 때 5천원권과 색깔이 혼동되고 환수율도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런 문제는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 직후 비슷한 황색계열이 사용된 5천원권과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있었으나, 노출빈도가 확대로 국민들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논란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밝혔다.

낮은 환수율에 대해서도 “발행 초기인 2013~15년 중 일시 하락했지만, 최근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이고 누적 환수율도 2019년 5월말 현재 50%를 넘어 안정적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위조지폐는 10년(2009. 7~2019. 3)동안 총 4447장 발견돼 전체 위폐 발견장수의 9.2%를 점유했다.

대량 위폐사건이 2건(2014년 1351장, 2015년 2012장) 있었지만, 2014년은 주요 위조방지장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조기 발견회수됐고, 2015년에는 제작과정에서 범인을 검거해 실제 유통되지는 않았다.

5만원권 위폐가 적었던 것은 띠형 홀로그램,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등 첨단 위조방지장치가 채택되고, 고액권이어서 국민들의 위폐경각심이 높아진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5만원권 환수율 및 5만원권 위폐 발견장수(그림=한국은행)
5만원권 환수율 및 5만원권 위폐 발견장수(그림=한국은행)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들이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거래시 수수, 은행에서의 입출금, 휴대목적의 소지 등이 편리해지고 시간도 절약됐다”고 밝혔다.

천원권, 5천원권, 만원권 등 3종이던 은행권은 5만원권 발행으로 4개 액면으로 늘면서 경제거래에 필요한 적정한 액면체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OECD 국가들의 은행권 권종은 대체로 4~7종이다.

지폐제조, 유통, 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의 대폭 감소도 부수적 효과다.

국민들의 현금수요가 대폭 늘었음에도 5만원권 발행 이후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이 1천억원 이내로 안정됐다. 한국은행은 "만원권까지만 만들 경우와 비교하면 은행권 제조비용은 연간 600억원 절감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5만원권 발행은 이전까지 고액현금처럼 사용되던 10만원권 자기앞수표도 대부분 대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2주 정도 유통되다 폐기됐던 자기앞수표의 제조·보관 및 전산처리 등 상당한 비용이 거의 소멸했다는 것이다. 실제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장수는 2008년 9억 3천만장에서 2018년 8천만장으로 대폭 축소됐다.

자기앞수표는 수수료 지불, 서명 배서 및 확인 등 절차가 번거롭고, 은행권에 비해 위조방지장치도 취약해 위변조에 따른 피해도 다수 발생했다. 5만원권이 이런 부작용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제조비용 및 10만원 자기앞수표 이용실적(그림=한국은행)
은행권 제조비용 및 10만원 자기앞수표 이용실적(그림=한국은행)

5만원권 인물이 여성이면서 예술가인 신사임당으로 채택된 것도 은행권 도안인물의 다양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우리나라 지폐 인물은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세종대왕 이도 등 같은 이씨 남성들만 있었다.

5만원권을 사용하는 국민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한국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5만원권에 대한 만족도는 전통적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만원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은행권 사용 만족도(그림=한국은행)
은행권 사용 만족도(그림=한국은행)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이 지하경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우려도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봤다. 실제 IMF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2009년 GDP 23.1%에서 2015년 19.8%로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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