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과부하’ “한수원이 열흘 숨기다 들통”... 누리꾼, “체르노빌 꼴 날뻔"

[데이터N] 빅데이터로 본 ‘한국수력원자력’ ①
2019-06-13 19:28:12
한빛 1, 2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빛 1, 2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지난달 10일 발생한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한빛 1호기 출력급증 및 수동정지’ 사건은, 당시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원자로 출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착각한 상태에서 순식간에 원자로의 브레이크에 해당하는 제어봉을 많이 뽑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으로 치면 속도가 느려지는 줄 알고 가속 페달을 정속 이상으로 세게 밟은 셈이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원인 및 재발방지대책 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서는 한수원 발전처가 지난달 15일 작성한 보고서로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특별조사가 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근무조는 제어봉 인출 전 반응도 계산을 하면서 원자로 상태가 ‘미임계’인 것으로 착각했다. 제어봉을 인출하면 원자로 출력이 증가하므로 원자로 반응을 사전에 계산해야 한다. 이 계산은 어렵지 않은 작업이어서 당시 계산 실수는 상식 밖의 의문이라 지적됐다. 한수원 문건에 따르면 근무조가 상황 자체를 잘못 인지한 것이다. 이들은 제어봉을 인출하면서 디지털제어봉위치지시기와 스텝 계수기, 냉각재 온도만 살피고 원자로 출력과 기동률 지시기를 감시하지 않았다.

문건은 사람들의 실수 외에 설비 이상 가능성도 제기했는데, 한수원의 재발방지대책은 제어봉 구동장치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명시됐다. 원자로 상부구조물을 분해해 구동장치 52개를 전부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문건을 공개한 이철희 의원은 “이는 한수원 스스로도 한빛 1호기 제어봉 결함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한빛 1호기 사고는 한수원의 안전불감증과 기강해이가 불러온 상식 밖의 사고”라 지적했다.

한수원의 ‘안전불감증’과 ‘기강해이’가 국회 차원에서 지적된 가운데, 빅터뉴스(BDN:BigDataNews)는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해 봤다.

SNS 여론 분석 솔루션 ‘소셜 메트릭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약 6개월간 온라인에 언급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포함)의 버즈량은 3만 7704건이었다.

채널별로는 트위터가 2만 39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스타그램 5422건, 뉴스 4365건, 블로그 2165건, 커뮤니티 1805건 순이었다.

분석기간=2019/01/01 ~ 2019/06/12

전체=37,711건

온라인 여론을 이끈 트위터에서는 지난달 10일 발생한 한빛 1호기 과부하 관련 트윗이 이슈 트위터에 올랐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사태가 재연될 뻔했다는 트위터들이다.

◆ “원자로 폭주로 폭발해 체르노빌 꼴 날 뻔... 한수원이 열흘 숨기다 들통” 6755 리트윗

누리꾼 ZENT****의 지난달 23일 트위터 “-15일전 한빛원전 시험가동중 과부하 –메뉴얼대로라면 중지했어야됬지만, 무면허 기술자가 그거 모르고 과열상태로 12시간을 가동함 -원자로 폭주로 폭발해서 우리나라 체르노빌꼴날뻔함. 그걸 한수원이 열흘간 숨기다가 들통남 님들 우리 보름전에 전부 죽을뻔했어요ㅎㅎ”는 6755회 리트윗 되면서 누리꾼들의 분통을 샀다.

이틀 앞선 21일 누리꾼 gaej***의 “원전에 관련된 격언 중 하나로 "현대과학은 믿을 수 있지만 한수원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음. 사고 상황에서 되려 출력을 올리려 시도했다는걸 보면 체르노빌이 정말로 농담이 아닌 상황”도 1037회 리트윗됐다.

◆ ‘한수원 여자축구 감독 성폭력’ 사건... “은폐하고 발설금지 각서 강요? 기막혀”

한빛 원전 외 뜨거웠던 이슈는 지난 1월 드러난 ‘한수원 여자축구단 감독 성폭력 은폐’ 사건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작년 3월에 성폭력 가해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한다고 보도됐는데 산하에 있는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은 작년 9월에 벌어진 감독의 성폭력 가해사실 은폐하고 선수단 전체에 발설금지 각서를 강요했다고요? 기가막힌다~~”(2019/01/22, xlqpt****)는 410회 리트윗 됐고, “여자축구 경주한수원, 감독 성폭력 사건 은폐 ‘충격’ 경주한수원 하금진 감독은 성폭력으로 인해 팀에서 퇴출되었으나 이 사실을 묻으려는 구단은 사법 조치 취하지 않고 선수들에게는 '발설 금지, 발설 시 팀 퇴출' 조항 등이 담긴 각서 작성시켜”(2019/01/22, k1m****)도 395회 리트윗 되며 누리꾼 사이에 반향을 일으켰다.

WK리그 경주한수원은 2017년 3월 창단식을 연 국내 8번째 여자축구 실업팀이다. 경주한수원은 창단 2년차인 지난해 줄곧 리그 3~4위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9월 돌연 하금진 감독이 자취를 감췄다. 경주한수원은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고문희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웠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던 하 감독이 선수단 내에서 성추문을 일으키며 퇴출된 것이었다. 하금진 감독은 구단 소속 A 선수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렀고 A가 이를 코치진에게 알렸다. 성폭력 사건을 키우고 싶지 않았던 구단은 하 감독을 사법당국에 신고하지 않았고 팀에서 내보냈다. 축구계 첫 성추문 사건은 스포츠온라인 매체 <스포츠니어스>의 보도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하 감독이 선수단 전원에게 ‘어디에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냈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 ‘워드미터’ 분석 ‘한수원’ 네이버 인링크 기사 827개, 댓글 3725개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1일 이후 한수원에 대한 네이버 인링크 기사는 827개, 누리꾼들의 댓글은 3725개였다.

네이버 검색량으로 누리꾼들의 관심도를 읽을 수 있는 네이버 트렌드는 한빛원전 과열상태 12시간 가동이 드러난 22일 최고점을 기록해 소셜 메트릭스 조사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분석기간=2019/01/01 ~ 2019/06/12

뉴스 제목과 본문 키워드는 ‘원전’, ‘원자력’, ‘사업’, ‘협력’ 등이 자주 출현했고, 댓글 키워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많이 달리며 ‘문재인’, ‘정권’ 등이 많았다.

그림='한수원' 네이버뉴스 제목 본문 댓글 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그림='한수원' 네이버뉴스 제목 본문 댓글 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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