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좋은 게 아니라 택시가 싫은 것"

[데이터K] 소셜 빅데이터로 살펴본 '타다'와 택시에 대한 누리꾼 평판
택시 '불만족' 53.4%, '만족' 37.6%... 리얼미터 조사
키워드 '택시'엔 부정 감성, '타다'엔 긍정 감성 많아
SNS선 택시 불만 1위 '승차거부'... "타다는 안 그래"
2019-05-30 15:46:18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지난 15일 고령의 택시기사가 '타다' 퇴출을 요구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타다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정부와 정치권의 방관 속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여론은 택시업계에 다소 불리한 듯 보인다. 대안 서비스 없이 택시를 이용하며 쌓여온 불만이 '타다'를 통해 해결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 때문이다.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택시 서비스 전반에 대한 국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불만족'이 53.4%로 만족한다는 응답 37.6%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빅터뉴스는 온라인 미디어 심화분석 서비스 펄스케이를 활용해 최근 3개월간 SNS에서 발생한 '타다' 관련 버즈를 통해 타다와 택시 서비스에 대한 누리꾼들의 평가를 살폈다. 그 결과 '타다'와 연관도가 가장 높은 키워드는 '승차거부'로 나타났다. '타다'를 언급한 게시물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승차거부'였다는 뜻이다.

 

그림1. '타다' 연관어 상위 30개.
분석기간=2019년 2월 30일부터 5월 30일까지.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타다' / 포함어 '택시' / 제외어 '광고', '연예인', '중고차', '부동산', '이벤트', '증시'
트위터는 리트윗을 포함함.

'승차거부'를 언급한 한 트윗은 무려 1만2600회 리트윗됐다. 이 트윗은 "한국택시업계가 타다를 몰아내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며 "승차거부 안하기, 안전운전 하기, 금연 등 차내 청결 유지하기, 승객에게 말 걸지 않기"라고 썼다. "타다 퇴출"을 요구하는 택시업계에 '택시도 타다처럼 서비스하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또 그동안 승차거부 하고, 안전운전 하지 않고, 청결하지 않았다고 택시를 힐난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트윗에서 '승차거부'와 함께 언급한 '안전운전', '청결 유지' 등은 모두 타다 또는 택시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표현된 키워드로, 그림1에서 보듯 '타다'와 연관도 7위와 9위를 차지했다.

승차거부에 대한 불만은 반려동물을 동반한 채 택시를 이용하려 했던 누리꾼들의 게시물에서도 많이 발견됐다. 한 트위터리안은 "내가 타다를 이용하는 이유는 택시는 반려동물을 이동장에 넣고 타려 해도 승차거부하는 때가 있기 때문"이라며 "목적지가 동물병원이면 콜도 잘 안 잡히고, 어쩌다 택시를 타면 냄새가 난다고 핀잔을 듣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한 누리꾼은 "동물병원 갔다가 집에 가려고 택시를 잡았더니 고양이를 이동장째로 트렁크에 태우라고 했다"며 "다시 생각해도 부들부들 화가 난다. 이러니 타다를 타지"라고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윗은 790회 리트윗됐다.

승차거부에 이어 '타다'와 연관도가 높은 키워드 중 '여성'을 추적해보면 최근 타다와 택시 간 갈등이 '젠더 갈등'과도 연관돼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한 트위터리안은 자신을 여성주의자라고 밝히며 "남성 택시기사가 여성 승객에게 반말, 위협, 모욕, 성희롱 하는 일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이어 "그런 점이 없다는 것을 타다가 내세우니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택시업계의 반성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트윗은 970회 리트윗됐다.

여성으로 보이는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이재웅 쏘카 대표를 비판하는 일각의 흐름에 대해 "타다와 택시를 같은 서비스로 보지 말라"라며 "이미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은 '다른 서비스'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택시를 비판하며 타다를 옹호하는 흐름이 여성주의를 내세운 일부 누리꾼들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그림 1에 나오는 키워드는 택시가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타다 서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지점과 각 개선점별 우선 순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 먼저 일부 택시들의 승차 거부 일소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도출됐다. 이어 여성 승객이 안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내 흡연 자제 등 청결 관리와 정속주행 등 안전운전에 보다 힘써야 한다는 점이 이상의 버즈 분석에서 도출된 결과다.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타다' / 포함어 '택시' / 제외어 '광고', '연예인', '중고차', '부동산', '이벤트', '증시'.
트위터는 리트윗을 포함함.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타다' / 포함어 '택시' / 제외어 '광고', '연예인', '중고차', '부동산', '이벤트', '증시'.
트위터는 리트윗을 포함함.

'타다'가 언급된 SNS 게시물 대부분은 타다를 택시 대체수단으로 인식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누리꾼들은 택시의 단점을 들며 "타다는 그런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는 타다의 유일한 단점으로 '배차가 힘들다'는 사실을 꼽았다.

위 그림은 '타다'와 연관된 키워드 중 긍정 감성(위쪽 파란색)과 부정 감성(아래쪽 붉은색)을 나타낸 키워드와 각 키워드별 언급량이다. 긍정 키워드는 모두 타다 서비스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 것이다. '편리', '쾌적', '친절', '간편' 등이 모두 그랬다. 반면 부정 키워드는 '퇴출'을 제외하고 모두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이다.

또 긍ㆍ부정 감성어의 언급량에서 '타다'에 대한 긍정 감성보다는 '택시'에 대한 부정 감성이 월등히 많았다. 타다 서비스가 아직 보편화되지 못해서이기도 하겠으나, 타다에 대한 호의적 여론이 타다 서비스 자체에 대한 만족보다는 택시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기가찰 노릇" vs "거짓 선동"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비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공식 라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