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근로자의날 정상 근무' 40%... “출근할게요 취직만 좀”

빅데이터로 본 ‘노동절’ ‘근로자의 날’ ‘메이데이’
박근혜 정부 시절, SNS 언급량 13~14만건... 문재인 정부 이후 24~26만건
2019-04-30 19:57:24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휴일로 ‘노동절’ 또는 ‘메이데이’라고도 한다.

◆ ‘5.1 노동절’, 1886년 美 시카고 ‘헤이마켓 사건’이 계기

노동절 제정의 계기가 된 것은 ‘헤이마켓 사건’(The Haymarket affair)이었다.

1886년 5월 1일은 토요일이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미시건 거리에 8만명의 노동자들과 가족들, 무정부주의자들이 연대해 파업집회를 열었다. 자본가들의 노동력 착취에 항거해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서였다. 이날 시카고 뿐만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노동자 30~50만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5월 3일 시카고 인근의 맥코믹 공장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4명이 사망했다. 격분한 노동자들이 다음날 ‘헤이마켓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4일 오후 10시 30분 해산을 시도한 경찰 쪽으로 누군가 사제폭탄을 던졌다. 경찰관 1명이 즉사하고 6명이 치명상을 입었다. 이에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 7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집회를 주도한 노동운동가 8명이 폭동죄로 재판에 회부됐고, 재판부는 그 중 7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헤이마켓 사건을 계기로 1889년 7월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일에 세계 노동운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5월 1일을 ‘노동자의 날’로 결정했다. 유럽 여러 나라와 중국, 러시아 등도 이 날을 노동절로 기념하고 있다.

◆ 1946년 5.1 ‘메이데이’→1959년 3.10 ‘노동절’→1963년 ‘근로자의날’→1994년 다시 5.1

우리나라는 1945년 광복 후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와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이 1946년부터 5월 1일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실시하다가 1948년 폭력화를 이유로 ‘전평’의 메이데이 행사는 금지됐다.

대한노총의 메이데이 행사는 1957년까지 계속되다가 그해 대한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결의하고 1959년부터 기념행사를 실시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3년 ‘근로자의날제정에관한법률’에 따라 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정했고, 이 날은 1973년 ‘각종기념일에관한규정’(대통령령 6615호)에 기념일의 하나로 포함됐다.

1994년 3월, 노동계 요청에 따라 김영삼 정부는 ‘근로자의 날’을 다시 5월 1일로 바꿨고, 이 날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5.1 메이데이 계기 ‘헤이마켓 사건’ 미국은 정작 9월 첫 월요일 ‘노동자의 날’

노동절 제정의 계기가 된 ‘헤이마켓 사건’이 일어난 미국은 9월 첫째 월요일을 ‘노동자의 날’(Labor Day)로 하고 있다.

1882년 9월 5일 뉴욕시 중앙노동조합(CLU)이 대규모 노동자 행진대회를 연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노동자 1만여명이 맨해튼 가운데로 쏟아져 나왔다.

4년 뒤 ‘헤이마켓 사건’의 당사자인 미국은 유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5월 노동자 결집을 막기 위해 노동절을 9월로 정했다. 1887년 오리건주가 9월 첫째 월요일을 노동절로 지정했고, 1894년에는 연방 공휴일로 승격됐다.

현재 미국에서 노동절은 본래 의미보다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날로서 성격이 강하다. 추수감사절 후 첫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함께 미국 유통업체들이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행사를 여는 날도 9월 첫 월요일 ‘노동절’이다.

빅터뉴스(BDN:BigDataNews)는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노동절’ ‘근로자의 날’ ‘메이데이’에 대한 SNS 여론을 분석해 봤다.

SNS 소셜 여론 분석 솔루션 ‘소셜 메트릭스’로 조사한 결과, 5월 1일을 기점으로 다음해 4월 말까지 1년간 추세를 연도별로 보면, 2015~2016 14만 482건, 2016~2017 12만 8651건이었던 버즈량이 2017~2018 26만 6186건, 2018~2019 23만 9763건으로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온라인에서 연간 13~14만건 언급되던 ‘근로자의 날’이 문재인 정부 출범(2017/05/09) 이후 두 배(24만~26만 건) 가량 언급됐다는 통계다.

작년 ‘근로자의 날’이었던 2018년 5월 1일부터 2019년 4월 29일까지 이 단어들에 대한 버즈량(온라인 상 특정 단어에 대한 의미 있는 언급량)은 총 23만 7518건이었다.

SNS 채널별로는 인스타그램이 11만 94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트위터가 10만 1312건으로 2위였고, 블로그 1만 6825건, 커뮤니티 5633건, 뉴스 2905건 순이었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SNS 언급량 추이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SNS 언급량 추이

◆ “주 52시간 일하는 거 갖고 죽네사네 하는 ‘노예제 한국’” 7990 RT되며 이슈 트위터

조사 기간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이슈트위터 1위는 “진짜 한 주에 52시간 일하는 거 가지고 죽네사네하는 미친 노예제 한국에선 아무도 안믿으시겠지만 다시 한 번 씁니다. 노동절은 말이죠. 1886년에 하루8시간, 주40시간만 노동하자고 그 이상 일하는 짐승으로는 못살겠다고 외친 날입니다. 고종23년에요 응.”(2018/07/04)이었다.

2018년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논란을 두고 누리꾼 wooc****가 미국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을 외친 ‘헤이마켓 사건’이 일어난 1886년이 조선 고종 23년이었다고 주장한 글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논란을 겪는 한국을 ‘미친 노예제’라 주장한 이 트윗은 7990회 리트윗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내일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어떤 날인가요?” “근로자가 일하는 날이죠.” “이런.” “토요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떤 날인가요?” “어린이가 아니면 일하는 날이죠.” “이런 **.” “다음주 월요일은 대체휴일입니다.” “어떤 날인가요?” “대체로 일하는 날이죠.” “어머니...”>라며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가 일하는 날’이라 풍자한 트위터(2018/04/30 Satan******)도 5189회 리트윗 됐다.

“근로자의 날은 그냥 공휴일로 지정하는 게 나을듯. 어정쩡한 기준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만 더 가중된다.”(2018/05/01 HANBI****)는 근로자의 날이 공휴일 아닌 법정 유급휴일로 지정돼 있는 이유로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가중된다고 주장하며 2,893회 RT 됐다.

◆ ‘노동절’ 연관어, ‘근로자’ ‘노동자’ 외 ‘일상’ ‘하루’ ‘휴일’

‘노동절’ ‘근로자의 날’ 연관어 1위는 ‘근로자’(3만 6047건)였다. ‘노동자’(1만 1340건)는 “옛날 어떤 디자인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노동절에 쉬지 않는다고 하며 직원들에게 ‘여러분은 노동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다’ 하고 말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소개한 트위터(2018/05/01 cranky_*****)가 2001회 리트윗 되며 5위에 올랐다.

1위와 5위 사이에는 ‘일상’(1만 8505건), ‘하루’(1만 7791건), ‘휴일’(1만 7087건) 등이 연관어로 등장했다.

‘미친 노예제 한국’이 포함된 이슈 트위터 영향으로 ‘한국’(1만 501건, 6위), ‘노예제’(7991건, 14위)도 연관어에 올랐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조사한 결과, 1년간 ‘근로자의 날’, ‘노동절’, ‘메이데이’에 관한 네이버 뉴스는 81개, 댓글은 176개였다.

◆ 기사 제목 본문 키워드, 中 ‘노동절’ 日 ‘골든위크’ 연휴 이어지며 ‘면세점’

기사들의 제목과 본문에는 ‘노동절’과 ‘골든위크’, ‘면세점’ ‘중국’ ‘일본’ 등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일본 ‘골든위크’(4월 27일~5월 5일), 중국 노동절주간(5월 1일~4일)까지 이웃나라들 연휴가 이어지며 면세업계가 들썩이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다.

댓글 키워드로는 ‘수당’, ‘출근’, ‘공휴일’, ‘휴일’ 등이 순위에 오르며 근로자의 날에 출근하는지 여부, 휴일근무 수당 지급 여부 등 댓글이 많이 달렸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네이버뉴스 제목 본문 댓글 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네이버뉴스 제목 본문 댓글 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 근로자의 날 ‘정상 근무’ 40%... 출근 근로자 19%만이 휴일수당 받아

연합뉴스 「직장인 5명중 2명 노동절 출근…19%만 "휴일수당 받아"」(2019/04-26)는 직장인 1026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정상 근무한다’는 답변이 4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53%는 ‘근무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미정’이라는 답은 7%였다.

‘근무한다’고 답변한 근로자들이 속한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영세기업 직원이 53%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5~299명) 40% ▲중견기업(300~999명) 31% ▲대기업(1천명 이상) 35%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보안·경비 직종이 72%로 ‘근무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의료·의약·간호·보건 56% ▲교육·교사·강사·교직원 55% ▲서비스·음식점 54%도 절반 이상이 ‘근로자의 날’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날 출근에 따른 보상에 대해서는 응답자 19%만이 휴일근로 수당을 받는다고 답했다.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46%에 달했고, ▲ 회사 규정에 따른다(16%) ▲ 대체 휴무(14%) ▲ 식대·교통비 지급으로 대체(4%) 등으로 조사됐다.

◆ 누리꾼, “북한이냐 노동절이게” “근로자의 날 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기사를 읽은 누리꾼들 중 “북한이냐 노동절이게 근로자의 날이라고만 써”, “노동절이래..ㅋㅋㅋㅋ북한이여...ZZZZ”, “노동절이 뭐냐?근로자의 날 아닌가?북한이냐?”라며 기념일 명칭을 지적한 누리꾼들이 있었다.

“근로자의 날로 지정을 했으면 근로자를 위한 날이라는거잖아. 그럼 쉬는게 맞는거 같고, 대신 일하는 사람에게는 휴일수당을 지급해줘야하는게 맞는거같은데, 왜케 사람들 발끈하는거지? 이게 정답 아닌가”, “그냥 법정공휴일로 만들어라”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근로자의날 쉬는 사람이 얼마나될까?그리고 일한다고 250프로 수당 받는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아직도 멀었다~정치하는 쓰레기들은 지들 살궁리만 찾느라 국회에서 쌈질이나 하고 자빠졌고~대단한 대한민국이다~~~”는 댓글도 있었다.

한편에서는 “노동절 출근할게요.. 휴일수당 필요없어요.. 취직만 좀 시켜주세요..”라는 ‘취준생’의 간절한 댓글도 등장했다.

◆ 대기업도 35% 근무... 누리꾼, “배부른 귀족노조들아! 현장노동자는 휴일도 없다!”

같은 내용을 보도한 동아일보 「직장인 5명 중 2명, 근로자의날에 출근…대기업도 35%가 근무?」에는 “좌빨노조들아!근로자의날도 일해야만되는게우리현실이다. 너희들처럼.배부른귀족노동자들은상관없어도..현장노동자,생사로동자들은일요일도,휴일도없다! 제발!이북이나중국을꺼져서그곳에서노조운동해라!”라며 ‘귀족노조’를 규탄하는 댓글이 올라왔다.

“휴일수당을3배로 올려야 그나마 쉴수있을거 같네요 또한 그날 꼭 근무해야 한다면 3배보상으로 그나마 위안이 되겠지요”라며 쉴 수 없다면 휴일수당을 높여달라는 ‘근로자’도 있었다.

네이버 검색 빈도를 통해 ‘근로자의날’ 검색어 트렌드를 조사해 본 결과 조사기간 중 2018년 5월 1일과 2019년 4월 29일 최대 검색량을 기록했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네이버 트렌드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네이버 트렌드

2019년 4월 29일 오전 6시 무렵과 30일 오선 5시 30분경 ‘근로자의날’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7위에 각각 올랐다.

그림=네이버 '근로자의날' 실시간 검색어 순위(20190429~20190430)
그림=네이버 '근로자의날' 실시간 검색어 순위(20190429~20190430)

◆ ‘근로자의날’ 긍부정 감성어 비율, 긍정 61.1%>부정 22.4%

‘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가 포함된 SNS 문장에 함께 나타난 감성어들의 비율을 통해 누리꾼들의 감성을 살펴본 결과, 긍정 감성어가 7만 4069개로 61.1%였고 부정 감성어는 2만 7202개로 22.4%였다. 중립어는 13.8%, 기타가 2.8%였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긍부정 감성 추이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긍부정 감성 추이

◆ 긍정 감성어, 좋다>해피>훌륭한>바라다>신나다

긍정 감성어는 ‘좋다’, ‘해피’, ‘훌륭한’, ‘바라다’, ‘신나다’ 등이었다.

2위 ‘해피’(7445건)는 인스타그램에서 “해피 근로자의 날”이 ‘좋아요’ 1981개를 받는 등 “해피#근로자의 날”, “해피 노동절”이 들어간 게시물들이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으며 높은 언급량을 보였다.

◆ 부정 감성어, 가중되다>어정쩡한>힘들다>독박육아>어려운

부정 감성어는 ‘가중되다’, ‘어정쩡한’, ‘힘들다’, ‘독박육아’, ‘어려운’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어정쩡한’(2894건)은 트위터 “근로자의 날은 그냥 공휴일로 지정하는 게 나을 듯. 어정쩡한 기준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만 더 가중된다.”(2019/05/01)가 2893회 리트윗 되면서 부정 감성어 2위에 올랐다.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감성 키워드 순위
그림='노동절' '근로자의날' '메이데이' 감성 키워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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