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결과는 ‘합의 무산’... ‘트럼프 v. 김정은’ SNS 승자는?

‘북미정상회담’, 2.1~3.1 한달간 SNS 언급량 13만건
네이버 기사 2023개, 댓글 1만 5490개
댓글 추이, “환영!”, “응원!”→“金, 처음부터 ‘비핵화’ 없었다”, “한국에게 오히려 다행”
2019-03-03 12:00:50

기대와 우려를 함께 모았던 정상회담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지난달 27~8일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핵군축’이라는 인식 차만 드러내며 ‘노딜’(no deal:합의 무산)로 끝났다.

합의의 전제인 ‘비핵화’ 정의부터 ‘핵폐기’ 대상까지 미국과 북한의 셈법이 달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핵 전문가 입회 하에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며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의 영구 중지 확약 문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하라”고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핵미사일 실험중지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핵화’ 조치로 내세운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무산 후 “(비핵화의 의미는)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을 해체해도 미사일 시설과 핵탄두 무기 시스템 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핵시설’은 물론 영변 지역 외의 ‘핵물질’과 ‘핵무기’까지 완전 폐기해야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과정을 지켜본 누리꾼들의 온라인 여론은 어땠을까?

◆ 한달 SNS 언급량 13만 1240건... ‘회담 결렬’ 28일 버즈량 급증(3만 391건)

빅터뉴스(BDN: BigDataNews)는 트럼프-김정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2월 1일부터 3월 1일까지 한 달 간 SNS 여론을 들여다봤다.

온라인 여론분석 시스템 ‘소셜 메트릭스’로 분석한 결과, 한달 동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버즈(SNS상 해당 단어에 대한 언급)량은 총 13만 1240건 발생했다.

트위터 10만 7562건, 뉴스 1만 8001건, 인스타그램 238건, 커뮤니티 2047건, 블로그 1392건 등이었다.

언급량은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2월 27~28일)와 장소(베트남 하노이)가 정해진 지난 달 6일 9508건으로 반짝 높아졌다가, 회담 결렬 소식이 나온 28일 3만 391건의 최다 버즈량을 기록했다.

그림='북미정상회담' 언급량 추이
그림='북미정상회담' 언급량 추이

◆ ‘2.28 北美담판 결렬’, 文 3.1절 기념사 “타결 성사시킬 것” 뉴스에 댓글 집중

‘북미정상회담’ 뉴스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도 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2월 28일과 3월 1일 집중됐다.

「트럼프·김정은 '2차 핵담판' 결렬…한반도 정세 격랑 속으로」(뉴시스 2.28)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계기로 비핵화 로드맵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급격한 냉각기로 접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순식간에 4997 댓글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사 사진을 본 누리꾼 choh****은 “기자 사진 잘 골랐네 국제적 망신이다 북한만 바라보다가 나라 망하게 생겼네 축하한다 내 인생의 민주당은 없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 댓글은 1만 2715개의 공감(비공감 3418개)을 얻었다.

다른 누리꾼 carl****의 “이제는 북한이 비핵화할 의지가 없다는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것이다라는데 동의하시면 공감 부탁드립니다......정말 이래도 정신못차리고 국민세금 퍼주며 경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덜떨어진 비현실 주의자는 없겠죠?...”도 8652명 네티즌들의 공감(비공감 1022개)을 받았다.

「文대통령 "북미대화 완전타결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연합뉴스 3.1)는 댓글 1만 1626개로 조사 기간 중 인기뉴스 1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장시간 대화해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의 북미 대화 성사 의지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냉소적 반응이 이어졌다.

lma****는 “오늘도 어김없이 북한 북한 북한 ㅋㅋㅋㅋㅋㅋㅋ 북한없었으면 어쩔뻔.. 비밀리에 또다른 핵시설 비밀가동한 독재살인마 정으니에게 무진장 퍼주기에 몰두하고 있었다니 우리이니 참 한심하고 무능하도다.. 하루빨리 탄핵시켜 ‘대한민국대통령권위’ 를 바로 세우자 !”는 2만 1536개의 공감(비공감 3553개)을 얻었고, 3.1절과 연관 지은 jang****의 “100년전 태극기 들고 항일시위하던 사람들이 나라 팔아먹으려는 문재*과 더듬어**당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35년 일제강점기의 두배 이상 세월동안 현재진행형으로 억압받는 평양 시민을 제외한 2300만명의 인민들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팔아먹는 너희 족속들 ㅉ (후략)” 댓글도 1만 2952개 공감(비공감 2155개)을 받았다.

◆ 文, 北美 회담 이틀 전 트럼프에 “대담한 결단으로 대북외교 이끌어와”.. 3551회 리트윗

SNS 전체 버즈량의 82%를 차지한 트위터에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정해진 지난달 6일 김의겸 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실은 청와대 트위터가 1,068회 리트윗 되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논평에서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확정한 것을 환영합니다.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 발을 뗀 바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딛어주기 바랍니다.”라고 희망했다.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담한 결단과 새로운 외교 전략으로 대북 외교를 직접 이끌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냉전체제의 해체에 성공한다면 세계사에 기록될 위대한 업적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쓰며 트럼프 미 대통령을 북미 담판의 해결사로 지목해 3551회의 리트윗을 받았다.

이 날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28일 회담이 결렬되자 청와대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 김의겸 대변인의 논평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라는 논평을 급히 트위터에 올렸고, 이 멘트는 1034회 리트윗 됐다.

◆ ‘북미정상회담’ 연관어 버즈량, 北-美 격차?.. 트럼프 3만 5700회, 金 2만 1246회

회담 결과는 ‘합의 무산’이었지만, 누리꾼 언급량으로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북미정상회담 연관어로는 '북미'가 13만 3144건으로 1위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3만 5700회 언급되며 2위에 오른 반면, 회담 파트너인 ‘김정은’ 위원장 언급은 2만 1246회로 13위에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버즈량 1만 4392건으로 16위에 랭크됐다.

‘기자’가 3만 5142건으로 3위였고, 폭행 사건과 아이돌 그룹 빅뱅 승리의 성접대 지시 의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클럽 ‘버닝썬’이 2만 2758건으로 11위에 오른 것이 특이하다.

누리꾼 ohcr*****의 2월 27일 트위터 “버닝썬 터트린 강경윤 기자 왈 "북미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니까 애국하는 차원에서 지금 안 터뜨리는 것뿐이고 끝나면 큰 거 터뜨리겠다" ㄷㄷㄷㄷ와 이게 끝이 아냐 까도까도 계속 나와 ㅁㅊㅋㅋㅋ”가 리트윗 1만 2630회를 기록하며 이슈트위터 1위에 오른 것이 연관어 순위와 연결됐다.

SBS funE 강경윤 기자는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있으면서 2015년 단체 카톡 대화방에서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 접대를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승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조작 문자메시지”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강 기자는 27일 SBS 라디오 ‘이재익의 정치쇼’에 출연해 “후속은 준비하고 있다. 지금 북미정상회담 중인데 애국은 못할망정, 여론을 그렇게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참고 있다”고 말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림='북미정상회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그림='북미정상회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 네이버 댓글, “환영! 응원!”→“金, 처음부터 ‘비핵화’ 없었다” “한국에게 오히려 다행”

한편, 뉴스와 댓글 분석 프로그램 ‘채시보(采時報)’로 살펴본 결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네이버 기사는 2013개, 댓글은 총 1만 5490개였다.

트럼프가 정상회담 일자와 장소를 공식 발표한 2월 6일 「트럼프·김정은, 27∼28일 베트남서 2차 북미정상회담<폴리티코>」(연합뉴스)에는 댓글 1099개가 달린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합니다.”(llmu****), “응원합니다 한반도평화를위해”(masa****) 등 기대와 응원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한달 기간 중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뉴스는 뉴스1의 2월 9일 기사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 '완전히' 확정…文대통령 역할에도 눈길」 댓글 1886개)였다.

이때만 해도 댓글은 “문대통령 취임할때만해도 북한하고 중국하고 아슬아슬한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평화의시대로!!! 최고의 대통령 존경합니다”(tmfp****)라며 문 대통령의 역할과 평화 무드 조성에 기대를 거는 언급들과 “이것은 외교가 아니라 김정은 대변인 노릇이지 뭐 미국과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대화가 막히면 문재인에게 도와달라고 할 것이고 이에 문재인이는 트럼프에게 말하겠지.”(dave****)라며 북미회담에 의구심을 갖는 비판 글들이 혼재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 북미정상회담 '결렬' 긴급보도」(연합뉴스 2.28)가 AP, AFP, 블룸버그 통신 등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미래 회담(전망)도 의문에 휩싸였다" 등의 소식을 전하자, 댓글들은 “*정은 대**에는 처음부터 비핵화 생각이 없었다니까 문재인 정신나간*이 중간에서 *소리로 농간* 해대다가 개* 다판거지”(psp_****) 등 합의 결렬은 예상된 사태라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누리꾼 hcti****는 “한국에겐 오히려 이게 다행인 결과다. 정은이가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원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려고 머리 쓴게 뻔하지. 트럼프가 일단 핵 동결부터 하고 다시 폐기 논의해야지 하는 식으로 갔으면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문정부는 좋다고 경협이란 이름으로 북한에 퍼주기 시작할꺼고. 언제까지 북한을 믿을래? 북한을 믿으면 평화가 올것 같냐? 핵미사일이 날아올것 같냐?”라며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댓글로 다른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 기사제목 수(312회 v 186회)도 댓글 수(303회 v 236회)도 트럼프>김정은

한달 동안 ‘북미정상회담’ 관련 기사의 제목 키워드 순위와 검색 수를 보면, ‘북미’가 2094회, ‘정상회담’이 1942회로 1위와 2위인 가운데 ‘트럼프’가 312회로 3위였다. ‘김정은’은 기사 제목으로 186회 언급되며 7위에 올랐다. 회담 장소인 ‘하노이’(260회, 5위)에도 미치지 못했다.

표=북미정상회담 제목키워드 순위와 검색수
표=북미정상회담 제목키워드 순위와 검색수

기사 본문 중 키워드 순위 및 검색 수에서는 ‘북한’ 4135회(4위), ‘베트남’ 3881회(5위), ‘미국’ 3075회(9위) 등 정상회담 당사자 국가와 회담장소를 제공한 나라 명칭이 자주 등장했다.

표=북미정상회담 본문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표=북미정상회담 본문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댓글 키워드에서는 나라는 ‘북한’(537회, 1위)가 ‘미국’(322회, 2위)를 앞지른 반면 ‘김정은’(236회, 7위)은 ‘트럼프’(303회, 3위)에 뒤졌다.

표=북미정상회담 댓글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표=북미정상회담 댓글키워드 순위 및 검색수

네이버 검색량 추이를 보여주는 네이버 트렌드도 소셜메트릭스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밝힌 2월 6일, 일정이 확정된 9일 버즈량이 일시 증가했다.

잠잠하던 검색량은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 장소인 베트남에 도착한 26일 급증했다가 27일엔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정상회담과 합의 무산이 전해진 28일 정점을 찍었다.

그림='북미정상회담' 네이버 트렌드
그림='북미정상회담' 네이버 트렌드

◆ '북미정상회담' 누리꾼 감성어, 긍정 39.6%>부정 14.5%... 중립어도 45%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언급들로 추정할 수 있는 누리꾼들의 감성은 긍정이 39.6%(7만 4569건)로 부정 14.5%(2만 7262건)의 두배를 훌쩍 넘었다. 1953년 휴전협정 당사자였던 미국과 북한 수뇌 간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립어도 45.0%(8만 4739건)에 이르렀고, 기타 0.9%(1787건)였다.

그림='북미정상회담' 긍부정 감성추이
그림='북미정상회담' 긍부정 감성추이

◆ 긍정어, 평화>완전한>위대한>성공... 부정어, 우려>낙담>반대>고틍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감성 키워드는 ‘평화’, ‘완전한’, ‘위대한’, ‘성공’ 등의 단어였다.

3위 ‘위대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냉전체제의 해체에 성공한다면 세계사에 기록될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라는 글(3551회 리트윗)에 언급되는 등 4078회의 버즈량을 올렸다.

반면, ‘우려’, ‘낙담하다’, ‘반대하다’, ‘고통’ 등이 부정 감성어로 자주 등장했다.

‘낙담하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광온 의원의 트위터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낙담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한반도는 불가역적인 평화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북미 대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글이 1433회 리트윗 되는 등 1550회 언급되면서 오히려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

그림='북미정상회담' 감성키워드 순위
그림='북미정상회담' 감성키워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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