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올해 얼마나 더 벌까

이사 보수한도 '두배' 증액에 대한항공 배당 재개
김두윤 기자 2023-03-15 14:49:42

3월 주총시즌이 도래하면서 한진그룹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최근 마일리제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가 여론 역풍을 맞은 상황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대폭 올리는 안건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대한한공 배당도 4년만에 재개된다. 그만큼 조 회장의 주머니에 들어갈 돈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한공이 코로나 보릿고개에 국민에 손을 벌려 지원받은 돈은 무려 2800억원이 넘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18일 오전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 인수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일축하면서 "절대로 고객 편의, 가격 인상 이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마일리지 개편 사태와 내부의 성과급 불만으로 이같은 약속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감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한진칼도 같은날 주총을 열고 같은 기준으로 보수한도를 바꿀 예정이다. 비슷한 규모의 상장사보다 보수한도가 적어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 한진 측의 입장이다.

이사보수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 회장이 이번 한도 상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더욱이 이사회 정원도 대한한공은 기존 12명에서 11명으로, 한진칼은 15명에서 13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지급한 한도는 늘고 받을 사람 숫자는 줄어드는 것이다. 조 회장이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전년 대비 51.1%나 늘어난 보수(51억8416만원)를 받은 상황에서 올해 받아갈 보수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배당금 수익도 커진다. 대한항공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우선주를 포함한 배당금 총액은 약 2770억원이다. 한진칼의 대한한공 지분율은 26.05%, 조 회장 등 오너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20.93%다.

역대 최대의 실적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직원들에게도 기본금 300%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이 그리 좋지는 않아 보인다. 일부 직원들은 18년전에 만들어진 룰(성과급 300% 제한)에 걸려 역대 최대 실적에 준하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터트리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는 않다. 혈세로 기사회생한 지 얼마나 됐느냐는 것이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대한항공의 배당 재개와 관련해 “3년간 받은 고용유지지원금 2893억원을 배당금으로 쓰는 격”이라며 “어려운 시기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한항공에 들어간 고용유지지원금은 2893억원으로 전체 지원금의 절반에 해당한다. 아시아나 인수 역시 혈세 투입이 있어 가능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투입돼 한진이 정상화됐다"며 "힘들때 우산이 돼준 국민과 고통분담을 감내한 직원 보다 '오너모시기'가 먼저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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