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경림 후보에 대한 물음표…소액주주 판단 주목

최대주주 반대 예상속 소액주주 표심 향방에 가결 달려
김두윤 기자 2023-03-09 11:17:29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차기 대표 후보로 낙점됐지만 최종 선임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사장 돌려막기', '구현모의 아바타'라는 비판에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구현모 대표의 배임 혐의와 관련한 구설수에도 휘말렸다. 문제는 이같은 비판이 정부, 여당뿐만 아니라 KT 내부에서도 나오면서 그의 신뢰도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주총 표대결로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소액주주 '민심' 향방이 주목된다.

KT는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오는 31일 주총에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사진=KT<br>
KT 이사회는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진)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사진=KT

KT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등 3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31일 주총에 상정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윤 후보가 구 대표가 제시한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을 이어갈 적임자”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총 통과는 불투명하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윤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실이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과 '이권 카르텔' 근절 의지를 밝힌 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소유분산기업의 잘못된 지배구조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윤 대통령은 윤 사장이 후보로 확정된 이후인 지난 8일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축사에서도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에 대한 사법리스크도 거론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구 대표 친형의 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지급 보증을 서주는 등 업무상 배임 의혹을 받고 있다”며 “당시 현대차 부사장이던 윤 내정자가 이를 성사시킨 공을 인정받아 KT에 합류했다는 구설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사장은 2019년 KT 글로벌부문장에서 현대차로 이직해 부사장에 올랐다가 2021년 구현모 대표 체제 이후 다시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으로 돌아왔다.

주총에서 윤 후보 대표 선임안건에 국민연금이 반대한다고 해도 안건 통과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국민연금 지분율은 9.99%에 그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 다른 주요 주주가 국민연금 기조에 동참한다면 부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물론 지분율 50%가 넘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응집해 사실상 '몰표' 수준의 찬성표를 던진다면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윤 후보에 대한 내부의 물음표도 주주 판단의 변수로 꼽힌다. KT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가 지난 3개월의 장고 끝에 구현모 리스크의 연장을 선택함으로써 KT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해졌다"며 "누가 보아도 이사회의 선택은 구현모 체제의 연장이며, 이는 미국 SEC의 과징금 부과, 검찰 수사 등에도 구현모 체제에 대한 혁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향후 온갖 사법리스크와 논란이 난무할 것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총 때까지 시민사회와 함께 윤 후보의 각종 불법의혹을 매섭게 검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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