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가속도에 수도권 아파트 하락세 본격화

이자부담 늘고 경기침체 가능성에 투심 급랭…7월 한은 '빅스텝' 여부 주목
2022-06-30 16:36:52
물가 급등,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아파트 매매 심리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심화,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투심이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주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0.0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서초구(0.02%) 등 일부 초고가 단지에서 거래 신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매물이 쌓이고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커지면서 5주 연속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월 말 현재 6만4977건으로 지난달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14.8%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도 지난 4월 1752건에서 5월은 29일까지 1733건으로 감소했다.

구별로는 최근 급매물이 늘고 있는 노원구와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각각 지난주 -0.05%에서 금주 -0.07%로 낙폭이 확대됐다. 동작구는 2주 연속 보합에서 이번주 -0.01%로 하락 전환됐다. 강남구는 4주 연속 보합세고, 용산구도 2주 연속 변동이 없었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04%에서 -0.05%로, 인천은 지난주 -0.06%에서 -0.08%로 각각 낙폭이 확대됐다.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값이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으로 0.02% 올랐지만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이 둔화됐고, 구도심 지역인 중원구는 0.06% 하락해 지난주(-0.04%)보다 하락폭이 커지면서 성남시 전체적으로는 상승을 멈추고 이번주에 보합 전환됐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 하락했다. 지난주(-0.04%)보다 낙폭이 커졌다. 이에따라 전국 아파트값도 지난주 -0.03%에서 금주 -0.04%로 내림폭이 확대됐다.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을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한은이 지난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5월(3.3%)보다 0.6%포인트(p)나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말하는데, 현재 시점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간 4% 정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 회의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지난 21일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 “빅 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봐야 한다”며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미국이 7월에도 빅스텝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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