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붙인 대우건설, 임원 대대적 물갈이로 '새출발'

마치 전쟁서 이긴 점령군처럼 대대적 물갈이
정창선 중흥 회장 '독립경영' 약속 지켜질까
2022-02-28 14:14:06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수로 단숨에 건설업계 4위로 뛰어오른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치 전쟁에서 이긴 점령군처럼 출발부터 임원진 절반을 대폭 물갈이하면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약속한 독립경영이 제대로 지켜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물음표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28일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 백정완 대표이사 체제 출범하고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함께 단행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CEO 직속으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품질본부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또한 유사기능을 통합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주택건축사업본부는 현장관리와 지원을 위한 수행부문과 리모델링 사업팀을 신설했다. 이에따라 대우건설은 조직을 8본부 2부문 37실 1원 115팀으로 재편됐다.

40여명에 달하는 임원도 새로 임명됐다. 대우건설의 측은 “정기 임원 인사 또한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고 그룹과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내외부의 검증된 인사를 대폭 등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수 뒤 첫 임원 인사로는 물갈이 너무 폭이 크다는 것이 일각의 반응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입장에서 입맛에 맛는 인사들로 임원진을 빨리 채우는 것이 급했겠지만 중위권 중흥건설과 상위권 대우건설은 사업 규모와 조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이가 큰 곳"이라며 "양사의 아파트 브랜드 역시 대우건설의 '프루지오'로 상향 평준화 하는냐 아니면 '중흥 S 클래스'로 하향평준화 하느냐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상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인적쇄신을 너무 서둘러 단행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부에서도 독립경영 보장한다더니 시작부터 이런식이냐는 반응이 대우건설 안밖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독립경영 약속도 대우건설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제스쳐 아니겠냐는 의구심을 표하는 대우건설 직원들도 많다고 한다.

다만 이는 노조와의 협약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중흥과 노조는 지난 7일 향후 3년간 내부 인사 중 대표 선임, 3년간 집행 임원 선임 시 대우건설 외 인력을 50% 이내로 제한, 5년간 노동조합원 고용 보장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협의 기간이 3년인 상황에서 중흥이 빨라도 너무 빠르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만큼 대우건설을 중흥그룹화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앞서 중흥은 공정위의 기업심사가 나오자 마자 이번에 옷을 벗은 임원들에게 사실상 해고 통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안정화와 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대외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속할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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